[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현재까지 치른 10경기에서 대부분 점유율과 슈팅 횟수에서 우세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패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4경기 전적은 2무 2패다. 이른 위기가 왔다.

조성환 감독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너무 빠리 왔다”고 말한 그대로였다. K리그 클래식 5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던 제주는 16일 6라운드에서 강원FC에 1-2로 패배해 3위로 떨어졌다. 앞선 11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전 1-3 패배에 이어 2연패다. 모두 홈 패배라 충격이 컸다. 원정이 힘들다는 제주 특유의 고충 때문이 아니었다. 호주와 강릉에서 먼 원정길을 온 상대를 맞았으나 제주는 힘을 내지 못했다.

이번 시즌 제주의 패배에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오히려 경기력이 좋고 점유가 잘 될 때 패배한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장쑤쑤닝과의 홈경기에서 0-1로 패배할 때도 경기력에서는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는 패배였다. 모두 홈에서 패배했고, 슛이 많고 점유율이 높을수록 패배했다. 애들레이드를 상대로 20회 넘는 슛을 날렸으나 패배했고, 강원전에서는 14 대 8로 더 많은 기회를 잡았으나 졌다.

부분적인 원인은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장쑤전을 제외한 2연패는 모두 체력 안배와 2진급 선수들의 출장 경험을 위해 최선의 라인업을 가동하지 않았다. 강력하다는 제주 선수단에서 그나마 대체 선수가 부족한 중앙 미드필더, 윙백 포지션 위주로 부상자가 발생한 건 불운이었다.

수비 집중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계속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애들레이드를 상대로 김호준, 오반석, 알렉스 등의 작은 실수가 겹치며 3실점을 당했다. 강원전에서는 세트피스에서만 2골을 허용했다. 황진성의 킥도 좋았지만 강원 수비수들의 헤딩을 막지 못한 건 제주의 수비 문제 때문이기도 했다. 경기 후 조 감독은 “세트피스 수비는 감독의 책임”이라며 부분 전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간판 골잡이 없이 다재다능한 공격수들을 로테이션 시스템이 따라 기용하다보니 최전방의 득점력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도 문제다. 그러나 결정력으로 모든 걸 설명하기엔 불운의 영향도 있었다. 특히 장쑤와 강원을 상대로 계속 골대를 맞힌 건 실력으로 설명하기 힘든 대목이었다.

제주 선수들은 지난 시즌 3위, 이번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는 제주가 저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슈팅이 더 많은 경기에서 연거푸 패배를 당하는 건 강팀의 면모와 거리가 멀다. 지난 라운드까지 선두 경쟁을 하다가 제주의 패배 이후 단독 선두로 올라선 전북현대는 경기가 답답할 때도 어떻게든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경기력이 좋을 때 지는 건 분석하기 힘든 현상이다. 아직 패배가 3번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정한 패턴을 찾기엔 이르다. 그러나 비슷한 현상이 오래 이어지기 전에 패배 흐름을 끊어야 제주의 목표인 ‘명문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조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게 남겨진 숙제다. 제주는 19일 김해시청 원정, 22일 대구FC와 홈 경기, 25일 장쑤쑤닝 원정으로 이어지는 버거운 일정을 앞두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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