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승우는 주연이 되지 못할 때 경기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소속팀 엘라스베로나에서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건 더 성숙한 선수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스타디오 마르크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2018/2019 이탈리아세리에B(2부)’ 17라운드를 치른 베로나가 시타델라를 4-0으로 꺾었다.

한때 선발 라인업에서 밀렸던 간판 스타 잠파올로 파치니가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파치니는 전반 10분, 전반 32분, 후반 37분(페널티킥)에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파치니는 시즌 7호골을 기록했다. 후반 45분 우보미르 툽타가 쐐기골을 넣었다.

시타델라는 경기 전 베로나와 승점 동률인 26점이었다. 승격을 노리는 경쟁팀 중 하나다. 맞수와 갖는 ‘6점 경기’에서 베로나는 네 골차 대승을 거뒀다. 시즌 최다 점수차 승리다.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이승우 역시 대승에 일조했다. 이승우는 후반 29분까지 활약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파치니에게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이승우의 평점은 7점이다. 마르코 실베스트리와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높은 평점이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사무엘 구스타프손, 알베르토 알미치보다 높았다.

이승우는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출장 중이고, 이 기간 동안 베로나의 성적은 3승 2무로 좋았다.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팀 플레이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팀 전술과 라인업이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승우는 점점 입지를 굳혔다. 5경기에서 모두 뛴 선수는 왼쪽 윙어 이승우, 오른쪽 윙어 리데르 마토스, 미드필더 마티아 차카니와 구스타프손, 골키퍼 실베스트리 5명이다.

이승우가 공격 포인트 대신 팀 플레이 공헌도로 인정받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부터 각급 대표팀까지 팀 플레이가 다소 약하고, 대신 ‘영웅 본능’이 있는 선수로 불렸다. 팀 플레이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은 이승우가 단점을 보완하고 더 성숙한 프로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베로나는 이 승리를 통해 상위권 상대로 더 강해지는 특징을 다시금 보여줬다. 현재까지 1~8위 팀과 만난 7경기 성적이 5승 1무 1패(경기당 승점 2.29)다. 나머지 중하위권 상대 성적 3승 4무 3패(경기당 승점 1.2)보다 훨씬 높다. 강팀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고, 하위권 팀에 오히려 고전하는 ‘의적’형 성적표다. 이런 특성은 베로나가 자동 승격(2위 이상)을 놓치고 승격 플레이오프(3~8위)에 진출할 경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승우에게 남은 과제는 시즌 첫 공격 포인트다. 30일 만날 다음 상대 포자는 강등권인 18위에 위치한 팀이다. 실점(29)이 세 번째로 많다. 베로나가 다시 한 번 ‘의적 본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낙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