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의 유망주 풀백 카일 워커-피터스가 단 35분만에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중 하나는 손흥민에게 준 어시스트였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를 가진 토트넘이 본머스를 5-0으로 꺾었다. 토트넘은 이 승리로 2위에 올라섰다.

앞선 18경기는 키에런 트리피어가 14경기, 세르주 오리에가 4경기 책임졌다. 오리에는 원래 주전으로 기용하기 위해 2017년 영입한 선수다. 트리피어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리그 최고 라이트백 중 한 명이다. 워커-피터스가 이들을 뚫고 선발로 뛰기에는 경쟁이 너무 심했다. 보통 후보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리그컵조차 오리에가 2경기 뛰었고, 워커-피터스는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워커-피터스는 이달 초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바르셀로나전에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장 경기로는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워커-피터스는 경기 초반에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저지르고 경고를 받는 등 고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를 긴급 라이트백으로 이동시키고 후반 16분 일찌감치 워커-피터스를 빼 버렸다.

약 보름 만에 돌아온 본머스전은 바르셀로나전과 달랐다. 워커-피터스는 오리에가 부상당한 가운데 트리피어와 체력을 분배하기 위해 본머스전에 선발 투입됐다. 후반 막판 발바닥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풀타임을 소화했다.

워커-피터스의 활발한 전방 침투와 압박이 초반 토트넘의 연속득점을 이끌었다. 전반 16분 워커-피터스가 밀어준 공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3분에는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발한 뒤 손흥민에게 공을 밀어줬다. 전반 35분 대각선 롱 패스를 훌륭한 전방 침투로 받아낸 뒤 논스톱 땅볼 크로스로 루카스 모우라의 골까지 이끌어냈다.

단 35분 만에 워커-피터스가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단 2경기, 총 102분만 뛰고 3도움으로 팀내 도움 공동 2위가 됐다. 10배 넘는 시간을 소화한 선배 트리피어와 같은 도움 숫자다.

최연소 도움 해트트릭은 아니었다. 지난 2003년 8월 3도움을 기록한 저메인 페넌트가 20세 227일이었고, 워커-피터스는 본머스전 당시 21세 257일이었다. 그러나 페넌트 이후 15년 4개월 동안 최연소 기록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후반전으로 갈수록 워커-피터스의 존재감은 줄어들었다. 오른쪽보다 왼쪽 공격의 비중이 높아졌다. 워커-피터스의 패스 성공률은 측면 수비수치고 그리 높지 못하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기였다.

토트넘 유소년팀 출신인 워커-피터스는 지난 2016년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2017 한국 U-20 월드컵’에 잉글랜드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승을 주도한 핵심 멤버 중 하나였다. 2017/2018시즌에는 겨우 188분만 소화하고도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출장 시간은 여전히 후보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머스전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 경기는 체력 안배를 위해 20세 유망주 센터백 후안 포이스 역시 선발 출장했다. 포이스는 이번 시즌 8골을 득점한 칼럼 윌슨 등 만만찮은 본머스 공격진을 상대로 깔끔한 수비를 해냈다. 두 센터백 중 포이스가 오른쪽에 배치됐기 때문에 포이스, 워커-피터스가 바로 옆에 서서 서로 커버 플레이를 해 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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