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폴 포그바는 2골 득점을 넘어 경기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거대한 장악력을 보여줬다. 맨유가 2년 전 세계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올 때부터 포그바에게 기대했던 모습이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허더스필드타운을 3-1로 꺾었다. 맨유는 올레 구나 솔샤르 감독대행 부임 이후 2연승을 달렸고, 솔샤르 대행의 홈 데뷔전을 74,000명 넘는 관중 앞에서 승리로 장식했다. 맨유는 솔샤르 대행 부임 전 2경기 모두 패배한 바 있다.

포그바는 이날 후반 19분, 후반 33분 두 골을 넣었다. 경기력은 두 골 이상이었다. 축구 통계 서비스 ‘후스코어드닷컴’은 주관적 평점이 아닌 기록에 따른 영향력 평가에서 포그바에게 10점 만점을 줬다. 득점 포인트가 2골에 불과한 선수는 10점을 받기 쉽지 않다.

이날 솔샤르 대행은 포그바에게 완벽한 경기 주도권을 줬다. 네마냐 마티치, 프레드(후반 9분 안데르 에레라로 교체) 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포그바를 받치는 역할에 충실했다. 포그바는 전방과 후방을 부지런히 오가며 경기 내내 패스를 연결했다. 포그바의 개인 점유율은 8.9%나 됐다. 이 경기에서 뛴 모든 선수 중 최고 수치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이 정도로 공을 많이 잡는 경우는 드물다. 점유율이 높은 팀은 보통 센터백이나 풀백의 점유율이 올라가기 쉽다. 포그바의 점유율은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높았다. 성공한 패스 횟수 역시 77회로 가장 많았다.

패스를 많이 돌리는 선수들은 보통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나눠주느라 득점에 관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그바는 득점 가담도 동시에 해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포그바는 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를 3회 제공했고, 스스로 날린 슛은 5회였다. 둘 다 경기 최고 기록이다. 유효슛 4회, 2득점 모두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킬 패스, 슛을 많이 시도했고 모두 위협적이었다.

포그바는 패스뿐 아니라 드리블로도 공격을 전개했다. 공을 직접 몰고 다니는 건 포그바의 특기다. 포그바는 드리블 성공 횟수 4회로 역시 경기 최고 기록을 남겼다. 더 작고 빠른 공격자원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시퍼드, 후안 마타보다 191cm 장신 포그바의 발재간이 더 위협적이었다.

여기에 포그바는 공중볼 경합 성공 2회(경기 3위), 공 탈취 2회(팀 내 공동 1위), 공 탈취 성공률 100%, 가로채기 3회(팀 내 2위) 등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준수했다.

즉 맨유가 공격을 할 때 후방에서 이뤄지는 빌드업, 전방에서 이뤄지는 득점 모두 포그바가 책임졌다. 맨유가 수비를 할 때도 포그바는 적극적으로 가담해 상대를 괴롭혔다. 평점 10점에 걸맞는 경기 기여도였다.

이런 모습은 그동안 포그바에게 필요했던 것이 엄격한 규율이 아닌 전술적 조합과 자유였다는 걸 보여준다. 포그바는 공격을 전개할 때 플레이가 비효율적이고 제멋대로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소속팀 유벤투스에서는 안드레아 피를로, 아르투로 비달 등 더 지능적인 선배들 옆에서 자유롭게 뛰면서 공수 양면에서 큰 기여도를 보인 전례가 있다. 솔샤르 대행 역시 포그바에게 구체적인 역할보다는 ‘프리롤’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포그바는 이번 시즌 줄곧 좋은 플레이를 해 왔지만 솔샤르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단 2경기만에 2골 2도움을 올리며 한층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솔샤르 대행은 경기 후 “포그바는 늘 환한 미소를 띠고 있는, 행복한 친구다. 두 골을 넣은 날 역시 행복할 것이다. 포그바의 활약은 일종의 응답이었고, 포그바는 맨유를 위해 뛴다는 걸 사랑한다”며 포그바가 맨유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활약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포그바 이적설은 사그라드는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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