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시아 최대 대회는 단연 아시안컵이다. 유럽 구단 입장에서는 1개월 동안 스카우트를 파견해 집중 관찰하면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다수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이 몰려들고, 유럽행의 지름길이 될 수 있는 대회다.

지난 대회였던 ‘2015 호주아시안컵’은 좋은 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인 유럽파가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주목도가 높지 않았으나 다른 국가 선수들은 많은 이득을 봤다. 대회 베스트일레븐 중 중 3명이 유럽에서 커리어를 발전시켰다. 당시 ‘이라크의 가레스 베일’로 알려졌던 왼발잡이 측면 자원 두르감 이스마일은 알쇼르타에서 터키 구단 차이쿠르리제스포르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 골키퍼 매튜 라이언은 그해 7월 벨기에 구단 클럽브뤼헤에서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로 이적했다. 호주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미드필더 마시모 루옹고는 그해 5월 잉글랜드 3부 스윈던타운에서 2부 퀸스파크레인저스로 이적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2011년 카타르 대회는 우승팀 일본에서만 2명의 성공 사례를 남겼다. 유토 나가토모가 체세나에서 인테르밀란으로 이적하며 빅 클럽 진입에 성공했고, 오카자키 신지는 일본팀 시미즈S펄스에서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하며 유럽행을 이뤘다. 구자철 역시 제주유나이티드에서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오딜 아흐메도프는 자국 구단 파크타코르에서 러시아의 안지로 이적했다. 베스트일레븐 중 3명이 그해 1월 이적시장에서 유럽 진출을 달성했고, 한 명은 빅클럽으로 이적했다.

당시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구자철(5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던 지동원 역시 그해 6월 전남드래곤즈를 떠나 잉글랜드의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아시안컵에서 선덜랜드 측에 깊은 인상을 준 것이 이적의 결정적인 계기였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한국에도 유럽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유럽 진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입대 의무가 없는 선수만 황인범, 황의조, 김영권 등이다. 독일 2부에 몸담고 있는 이재성, 이청용에게는 빅 리그 1부로 가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유럽 빅리그 소속 선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기성용과 손흥민, 독일에서 뛰는 구자철과 지동원이 빅리그 선수 전부다. 나머지 선수들 모두에게 이번 아시안컵은 ‘큰 무대’로 갈 기회다.

김영권, 조현우는 팀을 옮기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포지션 특성상 유럽 진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아시안컵에서 특출난 활약을 한다면 뜻밖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아시아 안에서 좋은 조건으로 이적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2015년 베스트일레븐 중 팀 케이힐은 대회 전까지 미국의 뉴욕레드불스에서 하향세를 겪었으나, 아시안컵 활약을 바탕으로 중국의 상하이선화의 러브콜을 이끌어냈고 이후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린 사례다.

한국은 현재 UAE 현재에서 훈련 중이다. 1월 1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갖는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본선을 준비한다. 대회 개막은 6일이며, 한국은 7일 필리핀과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이후 키르키스스탄, 중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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