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약 한달 전까지만 해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이 1골에 불과했다. 지금은 7골로 득점순위 10위를 바로 아래까지 따라붙었다. 엄청난 기세의 득점 행진이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EPL 19라운드를 가진 토트넘이 본머스를 5-0으로 대파했다. 같은 시간 맨체스터시티가 레스터시티에 1-2로 패배했기 때문에, 토트넘이 2위(승점 45)로 올라섰고 맨시티는 3위(승점 44)로 떨어졌다.

전반 16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선제골이 나왔고, 전반 23분 손흥민, 전반 35분 루카스 모우라가 추가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해리 케인, 후반 25분 또 손흥민의 골까지 나오며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경기 마지막 교체 카드로 후반 43분 교체됐다.

손흥민은 첫 골 장면에서 가장 큰 장점인 결정력을 발휘했다. 본머스 수비진이 공을 잡았을 때 토트넘 라이트백 카일 워커-피터스가 달려들어 기습적으로 공을 빼앗았고, 손흥민에게 밀어줬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에게 싸여 있었지만 잠깐 틈이 생기자 거의 도움닫기 없이 제자리에서 스텝만 고른 다음 오른발 슛을 날렸다. 난간처럼 손흥민 앞을 가리고 있던 본머스 수비진의 다리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슛은 그 사이를 잘 빠져나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에 넣은 두 번째 골은 난전 가운데 재빨리 반응하고 밀어 넣은 골이었다. 케인과 아스미르 베고비치 골키퍼가 뒤엉켜 공을 다투는 혼란 속에서 케인이 용케 공을 빼내 뒤로 내줬고, 모우라의 슛이 베고비치의 손에 걸렸지만 손흥민이 재빨리 달려들어 주인 없는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측면에 배치됐지만 여전히 스트라이커처럼 뛰는 손흥민의 역할이 골로 이어졌다. 4-2-3-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은 왼쪽 윙어를 맡았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에릭센이 자주 후방으로 내려가 공의 순환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해리 케인 바로 뒤 섀도 스트라이커의 자리가 자주 비었다.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케인 뒤를 받치는 역할을 했다. 즉 일반적으로 4-2-3-1에서 원톱과 짝을 이루는 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토트넘에서는 왼쪽 윙어인 손흥민이 이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득점력이 장점인 윙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같은 선수를 활용하는 정석대로 중앙과 측면을 자주 오가게 했다. 손흥민은 때로 왼쪽 측면으로 벌려 서며 본머스 수비진을 성기게 만들었고, 때로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골을 노렸다. 두 골 모두 드리블이나 중거리 슛 등 개인 전술보다는 적절한 문전 침투에서 비롯됐다.

손흥민은 컵대회 득점을 제외해도 지난 한달 동안 가장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인 선수다. 11월 25일 첼시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12월에는 6골을 몰아쳤다. 특히 24일 에버턴전에 이어 본머스전까지 두 경기 연속 두 골씩 넣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시점에 7골로 득점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 위로 8골을 넣은 선수가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 5명 존재한다. 7골을 넣은 선수는 손흥민, 대니 잉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사디오 마네 4명이다. 

손흥민은 단 9경기 선발 출장과 5경기 교체 출장으로 득점 상위권에 올라섰다. 약 119분에 한 골씩 넣은 득점 추이다. 손흥민은 30일 울버햄턴원더러스전을 통해 3경기 연속골(컵대회 포함 4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