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이 아스널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두 팀의 대결은 전통적으로 골이 많이 났고,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주로 리버풀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3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이 아스널을 5-1로 완파했다. 리버풀은 17승 3무로 선두 독주를 이어갔다. 아스널은 11승 5무 4패로 승점 38점 5위에 머물렀다. 4위 첼시(승점 43)와 승점차가 벌어졌고, 6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승점 35)에 추격당했다.

전반 11분 아스널의 애슐리 메이틀란드-나일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전반 14분 동점을 만들었고, 정확히 90초가 지난 전반 16분 역전골도 터뜨렸다. 전반 32분 사디오 마네, 전반 추가시간 모하메드 살라의 골이 이어졌다. 후반 20분 피르미누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골이 많이 나는 건 두 팀 대결의 전통이다. 1992년 EPL이 출범한 이래 두 팀의 대결에서 총 155골이 나왔다. 역대 모든 EPL 대진 중 가장 많은 골이 터진 대진이다. 해트트릭이 가장 많이 나온 대진이기도 했다. 피르미누의 해트트릭은 두 팀의 EPL 대결 역사상 6번째였다. 서로 강팀이면서도 웅크리지 않고 과감하게 공격하는 경기 방식을 고수해 온 결과다. EPL에서 더 성적이 좋았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첼시는 강호와의 맞대결에서 조심스런 경기를 많이 추구했지만 아스널과 리버풀은 전통적으로 조금 더 공격적이었다.

그러나 난타전 끝 승리, 또는 대승의 주인공은 최근 4시즌 내내 리버풀이었다. 아스널은 2014/2015시즌 후반기에 리버풀을 4-1로 대파했다. 그러나 2015년 10월 클롭 감독이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뒤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2015/2016시즌에는 두 차례 맞대결 결과가 각각 0-0, 3-3 무승부였다. 이후 리버풀 쪽으로 추가 기울었다.

클롭 감독 부임 후 리버풀은 아스널 상대 4승 4무를 기록 중이다. 그 중 승리한 경기에서 최소 3득점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전반기에 리버풀이 4-3으로 승리했고, 후반기에는 리버풀이 3-1로 승리했다. 2017/2018시즌 1승 1무를 거뒀는데 리버풀이 승리할 때는 4-0으로 크게 이겼다. 비긴 경기도 3-3 난타전이었을 정도로 다득점 경기가 많았다. 지난 11월 가진 첫 대결에서는 홈팀 아스널의 선전으로 1-1 무승부가 됐지만, 리버풀 홈에서는 다시 한 번 다득점이 나왔다.

리버풀은 특유의 ‘높지 않은 점유율, 높은 효율’ 운영으로 아스널을 꺾었다. 리버풀의 점유율은 47.9%로 절반에 못 미쳤으며 패스 성공률도 아스널보다 낮았다. 그러나 속공의 위력은 리버풀이 훨씬 높았다. 리버풀은 슈팅 횟수에서 15회 대 8회로 앞섰고, 유효 슈팅은 10회 대 2회로 더 크게 앞섰다.

아스널 입장에서 보면,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격 효율이 형편없는 경기였다. 스트라이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은 후반 26분 교체될 때까지 볼 터치를 겨우 13회 기록했다. 그 중 6회는 킥 오프 상황이었다. 경기 중 움직이며 공을 잡은 횟수와 킥 오프 횟수가 비슷했다. 굴욕에 가까운 기록이다. 오바메양의 유일한 슛은 문전에서 완벽한 기회를 날린 ‘홈런’이었던 데다가 오프사이드 의혹이 강한 장면이었다.

이 경기를 통해 피르미누는 EPL에서 해트트릭한 역대 세 번째 브라질 선수가 됐다. 호비뉴(2008년, 당시 맨체스터시티)와 알폰소 아우베스(2008년, 당시 미들즈브러)에 이은 기록이다. 리버풀과 아스널의 대결은 EPL 출범 이후 해트트릭이 가장 많이 나온 대진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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