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네덜란드가 독일을 상대로 경기력 열세를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승부근성을 발휘한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UNL)’ 결선 진출로 이어진 승점 1점이다.

20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UNL 리그A 1그룹 4차전을 가진 독일과 네덜란드가 2-2 무승부를 거뒀다. 네덜란드가 2승 1무 1패(승점 7)로 조별리그를 1위로 마무리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프랑스(승점 7)가 조 2위를 기록했다. 최하위 독일(승점 2)은 다음 시즌 리그 B로 강등됐다.

대회 내내 부진했던 독일은 경기력 측면에서 한층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최근 여러 차례 시도한 스리백으로 모처럼 준수한 경기력을 내는데 성공했다. 독일의 선발 라인업은 지난 10월 프랑스에 패배했던 경기와 거의 동일했으나 초반에 2골을 넣으며 네덜란드보다 앞서갈 수 있었다.

독일이 경기 전체를 장악하고 점유율을 높이는 운영을 할 때는 베르너가 겉돌았으나, 역습 위주의 공격은 비교적 편한 환경이었다. 베르너는 전반 9분 재빠른 속공 전개를 마무리했다. 골키퍼의 허를 찌르기 위해 빠른 타이밍에 날린 중거리 슛이었다. 베르너의 독일 대표팀 751분 무득점이 마침내 깨졌다.

독일은 전반 19분에도 속공과 공격진의 개인 기량을 통해 쉽게 골을 터뜨렸다. 토니 크로스의 롱 패스를 받은 르로이 자네가 짧은 드리블로 슈팅 기회를 만든 뒤 왼발로 마무리했다. 야스퍼 실러선 골키퍼가 뒤늦게 반응한 덕을 봤지만 구석으로 향하는 좋은 슈팅이었다.

두 골 외에도 독일의 경기 콘셉트가 더 효과적이었다. 독일은 절반에 못 미치는 47.1% 점유율에 그쳤고, 전방 압박도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속공을 통해 슈팅 횟수에서 13회 대 8회로 크게 앞섰다. 모처럼 독일이 경기력 면에서 강호를 잘 요리한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열세인 경기에서도 승점을 따내는 치열한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한동안 네덜란드가 보여주지 못한 덕목이다. 네덜란드는 후반 30분까지 슈팅이 단 4회에 그칠 정도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네덜란드는 최근 멤피스 더파이, 퀸시 프로메스, 라이언 바벨로 구성된 주전 공격진을 완성했으나 벤치는 아직 부실했다. 장신 공격수 뤼크 더용, 윙어 토니 빌헤나를 투입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 뒤로 센터백 피르힐 판다이크를 최전방으로 끌어올려 더용과 함께 헤딩 경합을 맡겼다.

네덜란드는 단순한 롱 패스 위주 공격으로 후반 40분부터 두 골을 터뜨렸다. 첫 번째 만회골은 프로메스가 터뜨렸다. 크로스 공격이 무산된 뒤 뤼크 더용의 압박으로 공을 따내 재빨리 다시 공격을 전개했다. 케니 테테, 뤼크 더용을 거쳐 마르턴 더룬이 밀어주고 프로메스가 빠른 타이밍에 터닝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45분, 네덜란드의 총공세가 또 성공했다. 이번에는 롱 패스가 판다이크의 압도적인 제공권을 통해 계속 네덜란드의 공격권으로 이어졌다. 오른쪽에서 빌헤나가 올린 크로스는 더용과 경합하던 독일 수비진을 스치며 문전으로 흘렀고, 판다이크가 오른발 발리슛을 꽂아 넣었다.

네덜란드는 앞선 UNL 일정을 통해 2014년 월드컵 우승팀 독일, 2018년 우승팀 프랑스를 모두 꺾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세대교체를 하고, 조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UNL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독일을 상대로 다시 경기력 열세를 보였지만, 그런 날에도 무승부를 따내는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네덜란드가 강팀답게 경기가 안 풀리는 날에도 저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UNL 1회 대회의 최대 수혜자는 현재까지 네덜란드다. 이 대회를 통해 전력을 가다듬은 네덜란드는 스위스, 포르투갈, 잉글랜드와 함께 초대 챔피언에 도전할 권한을 따냈다. 또한 유로 2020 예선에서도 톱시드를 이미 확보했다. 네덜란드는 ‘유로 2016’과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연속으로 실패한 바 있어 유로 2020에 참가하는 것이 눈 앞의 과제로 꼽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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