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시티의 수문장 에데르손이 선배 골키퍼에게 극찬을 받았다. 골키퍼 포지션의 발전상을 상징하는 인물로 지목되기까지 했다.

1990년대 말 맨시티의 주전 골키퍼였고, 총 9시즌(1997~2005, 2006/2007) 동안 팀에 머무르며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니키 웨버는 최근 ‘옴니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골키퍼 포지션은 축구와 함께 변화해 왔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다. 골키퍼의 역할은 최근 수 년 동안 바뀌었다. 특히 러시아월드컵 이후 몇 달 동안 많이 바뀌었다”며 골키퍼 관련 전술이 급속도로 발전 중이라고 말했다.

웨버는 친정팀 맨시티를 예로 들었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라인을 과감하게 전진시키고 골키퍼에게 많은 임무를 주는 대표적인 전술가다. 에데르손이 이 전술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 웨버는 “맨시티가 에데르손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자. 내가 본 골키퍼 중 발기술이 최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중요한 건 에데르손의 자신감이 아니라, 필드 플레이어들이 에데르손을 보며 갖는 자신감이다.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백패스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웨버는 맨유전의 한 장면을 통해 에데르손이 빌드업하는 모습을 설명했다. “경기 초반, 동료가 백패스를 했고 에데르손이 발로 받았다. 에데르손은 골대에서 1,8m(2야드) 떨어져 있었고, 상대 선수 한 명이 겨우 3.7m 정도(4야드) 떨어져 있었다. 에데르손은 왼발로 공을 찍어찼다. 공은 상대 공격수 머리 위를 날아 카일 워커의 가슴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골키퍼는 그런 상황에서 공을 뻥 찰 것이다.”

변화는 외국인 감독들에게서 비롯된다. 웨버는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등이 EPL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본다. 골키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강팀만의 플레이가 아니다. 셰필드웬즈데이를 이끄는 네덜란드 출신 요스 루후카이 감독 역시 철저한 빌드업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잉글랜드 축구가 변화한다는 것이 웨버의 주장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인 조던 픽포드 역시 이런 유행에 영향을 받아 발기술이 매우 발달한 편이다.

 

에데르손을 빛내는 태클, 가로채기, 어시스트 기록

에데르손은 현재까지 그리 돋보이는 골키퍼가 아니다. 브라질 대표팀 동료 알리손 베케르(리버풀), 케파 아리사발라가(첼시) 두 선수가 연달아 골키퍼 이적료 기록을 깨면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에데르손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이미 두 차례 페널티킥으로 이어진 반칙을 저질렀다. 맨시티는 EPL 최소실점(12라운드 5실점, 리버풀과 공동) 팀이지만 그 공을 에데르손에게 돌리는 분석은 거의 없다. 에데르손은 선방 상위권에 이름이 없다.

그러나 에데르손의 넓은 수비 범위와 적극적인 빌드업은 선방이 아니라 필드 플레이어용 기록으로 나타난다. 이번 시즌 공을 발로 빼앗으려 시도해 오차 없이 성공한 골키퍼는 4명뿐이다. 가로채기를 기록한 것은 5명이다. 두 부문에서 모두 기록을 남긴 건 에데르손과 벤 포스터(왓퍼드) 두 명뿐이다. 그만큼 에데르손이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수비한다는 걸 보여준다. 현재까지 어시스트를 기록한 골키퍼는 에데르손 한 명뿐이다.

맨시티는 A매치 주간이 끝난 뒤 25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트햄, 28일 올랭피크리옹, 12월 2일 본머스 등을 만난다. 에데르손은 현재까지 EPL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전 경기를 책임져 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