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용 언니가 남성성을 잃은 대신(월드컵에서 낭심에 공을 맞은 사건) 경기력을 얻었다’는 농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용의 공격력은 전보다 더 강해졌고 이용은 대표팀에서 가장 확실한 주전 멤버가 됐다.

20일(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퀸즐랜드 스포츠 앤드 아틀레틱스 센터에서 평가전을 가진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4-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17일 호주와 비긴 데 이어 우즈벡을 꺾으며 호주 2연전을 마무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취임 이후 한국의 평가전 전적은 3승 3무로 무패를 유지했다.

호주에서 열린 두 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뛴 유일한 선수가 이용이다. 나머지 모든 포지션은 다양한 선수가 시험을 치렀다. 라이트백은 이용과 신예 이유현 두 명만 선발됐는데 이유현의 데뷔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고, 이용이 180분을 모두 소화했다.

우즈벡전에서 이용은 중요한 공격 루트였다. 선제골 상황에서 이용이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반 9분, 황인범의 스루 패스를 받아 이용이 측면을 질주했다. 이용의 크로스를 남태희가 발리 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24분 황의조의 골 역시 이용이 관여했다. 주세종의 코너킥이 우즈벡 문전에 떨어졌다. 혼전 끝에 이용이 위협적인 터닝슛을 날렸고, 이그나티 네스테로프 골키퍼가 간신히 쳐낸 공을 황의조가 재차 차 넣어 마무리했다.

이용은 국가대표 풀백에게 요구되는 두 가지 공격 루트를 모두 가진 선수다. 첫 번째는 빌드업을 할 때 자신의 앞에 있는 상대 선수를 넘겨 동료 윙어에게 공을 전달하는 킥력이다. 두 번째는 크로스에 필요한 킥력이다. 특히 첫 번째 킥의 경우 한국의 빌드업이 상대 압박에 막혔을 경우 활로를 찾기 위한 중요한 루트다. 이용은 이 전진 패스에 가장 능숙한 한국인 수비수다.

공격으로 가담하는 타이밍도 과거보다 더욱 적절해졌다. 오른발잡이 플레이메이커들은 왼쪽에 치우쳐서 빌드업을 시도하다가, 오른쪽으로 한 번에 장거리 패스를 날려 득점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를 자주 시도한다. 한국의 핵심 미드필더인 기성용, 정우영, 황인범, 주세종이 모두 오른발잡이다. 이용의 시의적절한 오버래핑이 이 플레이를 이끌어낸다. 우즈벡전 선제골 상황이 대표적이다.

20대 중반부터 스타 반열에 오른 이용은 늦깎이 스타인만큼 32세인 지금도 여전히 발전 중이다. 올해 전북현대의 붙박이 주전을 맡으면서 빌드업 능력이 더욱 향상됐다. 이번 시즌 전북은 중앙보다 측면을 통해 빌드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은 센터백, 중앙 미드필더와 꾸준히 공을 주고받으며 빌드업 기점 역할을 많이 했다. 현대 축구에서 중요시되는 플레이다.

특히 ‘2018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이용은 다시 한 번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의 K리그1 어시스트는 월드컵 이전 단 2개였던 반면, 월드컵 이후에는 7개나 됐다. 월드컵 이후 전북의 플레이메이커였던 이재성이 홀슈타인킬로 이적하자 이용의 팀 내 비중은 더 커졌다.

이용은 현재까지 벤투 감독 아래서 6경기 모두 선발 출장한 유일한 선수다. 그중 세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벤투 감독이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선발 멤버를 구성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적어 넣을 선수는 현재 이용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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