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구자철과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이별할 순간이 찾아왔을까.

 

구자철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스타디움에서 호주와 한 친선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30여분 만에 부상을 당했다. 구자철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다리를 매만지다 교체됐었고, 18일에는 대표팀에서 조기 퇴소해 다시 독일로 돌아갔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오전 “(구자철이) 요추 및 고관절 염좌 진단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구자철은 최소 2주 이상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태석 스피크 재활의학과/퍼포먼스센터 원장은 “요추 및 고관절 염좌는 뒤에서 세게 차였을 때 올 수 있는 부상”이라며 “심하지 않다면 2~3주 정도 후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호주에서 독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데만 거의 20시간 정도가 걸린다. 통증을 안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시차와 피로를 극복하며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12월이 돼야 경기에 나서는 구자철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자철과 대표팀 인연을 원론적으로 생각해 볼 시점이다. 구자철은 여러 가지 이유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이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었다. 그는 2008년 2월 17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고, 총 71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었다. 두 번의 월드컵과 두 번의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은퇴를 암시한 이유는 분명하다. 구자철은 계속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2014/2015시즌 이후에는 계속해서 20경기 이상 소화하고 있지만, 무릎과 근육 부상을 계속 달고 있다. 올 시즌에도 무릎 부상을 당했다. 장시간 비행과 시차는 피로도를 높여 부상 위험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에 좋지 않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에 기성용과 구자철 은퇴에 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팀에 중요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구자철이 대표팀 소집과 소집 후에 부상과 부진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는다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에는 원론적으로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벤투는 아시안컵 이후 세대교체와 실험을 시사한 바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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