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성남FC가 내년 K리그1 승격과 함께 ‘모란’으로 돌아간다. 모란운동장은 성남일화 시절인 2009년을 마지막으로 쓰지 않았던 성남종합운동장의 별명이다.

성남은 지난 19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2 2018’ 우승팀 아산무궁화가 승격 권리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준우승팀 자격으로 자동 승격이 결정됐다. 경기장에서 승격 행사를 하지 못한 성남은 24일 별도로 승격 기념식을 연다. 남기일 감독과 선수단, 서포터, 은수미 구단주 등 관계자들이 모여 성남이 2년 만에 K리그1으로 돌아가는 걸 자축한다.

이 자리에서 성남은 ‘제2의 도약 선포식’을 갖는다. 성남이 내년 전반기 동안 모란운동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인근 구도심 일대의 축구 열기를 부활시키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성남의 홈 구장 탄천종합운동장은 내년에 잔디, 트랙, 전광판 등 노후된 시설의 대대적인 보수가 예정돼 있다.

모란운동장은 중원구 성남동에 위치해 있는 종합경기장이다. 성남일화가 충청남도 천안에서 성남으로 연고지를 옮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홈 구장으로 쓰였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때 쓰였던 유서 깊은 경기장이다.

성남 연고 축구팀이 마지막으로 모란운동장에서 경기한 건 10년 전인 2009년이다. 당시 성남일화를 이끈 건 초보 감독이었던 신태용 감독이었다. 성남은 K리그에서 4위에 그쳤다. 그러나 당시 플레이오프 제도에 따라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차례로 진출해 정규리그 우승팀 전북현대를 만났다. 신 감독이 관중석에서 원격 지휘를 한 ‘무전기 매직’이 화제를 모은 시즌이다. 비록 우승은 실패했지만, K리그와 FA컵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두 대회 결승전이 모두 모란운동장에서 열린 바 있다.

성남 지역에서 축구가 가장 인기 있었던 3연패 기간(2001~2003)과 2009년에 홈 구장이었기 때문에 모란운동장에 대한 향수를 가진 축구팬들이 많다. 구도심 지역에서도 축구 경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구단으로 종종 전달돼 왔다.

다만 시민구단 성남FC가 2014년 출범한 뒤로는 모란운동장에서 한 번도 경기한 적이 없다. 유서 깊은 경기장인 만큼 시설이 낡았지만, 최근 성남시에서 라커룸 등 프로 경기에 필요한 시설을 보수했다. 관중석 시야가 단점으로 지적돼 온 탄천운동장에 비해 체감 시야가 더 좋다. 다만 관중석 대부분에 지붕이 설치된 탄천운동장과 달리, 모란운동장은 지붕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훈련 시설이 없어졌다는 점도 내년 성남의 애로사항이 됐다. 올해 성남은 탄천운동장에서 경기를, 모란운동장에서 1군 훈련과 U-18팀 홈 경기를 치렀다. 성남의 둘 뿐인 천연잔디 구장 중에서 탄천운동장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성남 선수단은 용인 등 다른 지역으로 원정 훈련을 다닐 가능성이 생겼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