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8/2019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미국 투어가 끝났고, 잉글랜드 현지 언론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폴 포그바, 로멜로 루카쿠가 아직 합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두운 전망을 말하기엔 이르다.

맨유는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에 간 주전급 선수가 가장 많은 명문 구단 중 하나다. 우승팀 프랑스의 포그바, 3위팀 벨기에의 루카쿠와 마루안 펠라이니, 4위팀 잉글랜드 소속 선수 다수가 월드컵을 마지막까지 소화했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맨유 선수들의 비중은 점점 높아졌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애슐리 영이 주전 왼쪽 윙백 자리를 차지하고, 펠라이니가 벨기에의 주전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마커스 래시퍼드, 필 존스는 후보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피로가 덜한 편이었다.

월드컵 참가 멤버를 대거 제외하고 프리 시즌 미국 투어를 진행한 결과, 맨유는 1승 2무 1PK승 1패에 그쳐다. 골득실은 5득점 7실점이다. ‘2018 인터내셔널챔피언스컵’ 마지막 경기였던 레알마드리드전에서 2-1로 이긴 건 좋았지만 바로 전 경기인 리버풀전은 1-4로 대패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난 1일(한국시간) 포그바, 루카쿠 등 월드컵 참가 선수들을 조기 합류시킬 거라고 보도되면서 맨유를 향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원래 월드컵을 끝까지 소화한 선수들은 3주 휴가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무리뉴 감독은 좀 더 이른 선수단 합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레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2018/2019시즌 1라운드 경기를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다.

월드컵을 통해 주요 선수들의 능력을 봤고, 무엇보다 활용 방안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포그바와 루카쿠는 각각 2년 전과 1년 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핵심 선수들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이 이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지 못한다는 비판, 선수들의 경기 이해도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일어났다.

포그바는 기존 맨유에서 모든 공격을 주도하려고 들던 욕심쟁이의 모습과 달리 월드컵에서는 좀 더 팀 플레이에 철저한 선수로 변신했다. 수비 가담과 패스 전개를 우선시했고, 상대가 빈틈을 보일 때만 특유의 발재간과 전진 드리블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루카쿠의 플레이는 맨유에 합류하기 전 에버턴 시절의 장점을 일부 되찾은 것으로 보였다. 벨기에 감독은 에버턴 시절 루카쿠를 잘 활용했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였다. 루카쿠는 중앙 공격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종종 측면으로 빠지며 자유분방하게 활동하는 특유의 동선을 다시 보여줬다. 이 플레이를 통해 에덴 아자르, 케빈 더브라위너와 더 위력적인 조합을 만들어냈다. 무리뉴 감독도 참고할 만한 활용법이었다.

맨유의 희망적인 요인은 월드컵을 거르고 팀 훈련에 일찍 합류한 알렉시스 산체스가 마침내 기대에 걸맞는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산체스는 올해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맨유로 이적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칠레의 탈락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신 가벼운 몸 상태로 맨유 훈련을 소화하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특히 레알을 상대로 승리할 때 산체스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올여름 맨유가 영입한 굵직한 선수는 샤흐타르도네츠크에서 뛰던 미드필더 프레드(이적료 5,900만 유로)뿐이다. 프레드 역시 비싼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지만 포그바나 루카쿠가 영입됐을 때처럼 팀의 구성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스타 선수 한두 명을 더 영입하길 원하지만, 이번 시즌은 지난 2년 동안 영입한 스타들을 잘 조합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산체스와 포그바를 비롯해 공을 오래 쥐고 경기를 주도하길 좋아하는 선수가 많아 서로 충돌을 일으킨다는 점은 여전한 숙제다. 다만 월드컵을 통해 선수 활용에 대한 힌트를 얻었고, 사기가 향상된 채로 새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맨유는 11일 레스터시티전을 시작으로 20일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28일 토트넘홋스퍼전을 갖는다. 맨유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참가 선수가 많고 올여름 영입이 적은 토트넘과의 경기가 초반 일정 중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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