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재성을 다급하게 불러들인 홀슈타인킬의 행보가 성공을 거뒀다. 이재성과 홀슈타인킬은 단 한 경기 만에 ‘승격 1순위’ 함부르크 원정에서 승리하며 강력한 승격 후보라는 걸 보여줬다.

홀슈타인킬은 4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2018/2019 독일2.분데스리가’ 1라운드를 갖고 함부르크를 3-0으로 대파했다. 후반 11분에 나온 요나스 메페어트, 후반 33분에 나온 다비드 킨좀비의 골을 이재성이 어시스트했다.

이재성의 활약상은 강렬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은 선제골 장면에서 왼쪽 측면으로 빠지며 함부르크 수비를 유인하는 동시에 간결한 패스를 건네 공격에 가담하는 메페어트에게 중거리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어 함부르크의 속공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며 슛이 가능한 상황에서 완벽한 패스를 건네 킨좀비의 골까지 이끌어냈다.

상대가 함부르크, 그것도 원정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 경기는 독일 축구 역사의 작은 페이지를 장식할 기록을 만들었다. 함부르크는 지난 시즌까지 모든 시즌을 분데스리가(1부)에서 보낸 유일한 팀이었으나 사상 첫 강등을 경험하며 이번 시즌 2.분데스리가로 처음 떨어졌다. 이재성의 데뷔전은 곧 함부르크의 2.분데스리가 사상 첫 경기였다. 이재성은 함부르크에 첫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었다.

1부 리그 수준의 선수를 대거 보유한 함부르크는 이번 시즌 유력한 우승 및 승격 후보다. 독일 대표 미드필더 루이스 홀트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했던 스웨덴 대표 알빈 에크달이 대표적이다. 독일 국적 공격수 피에르미헬 라소가, 일본인 미드필더 이토 타츠야와 수비수 사카이 고토쿠, 스페인 국적 윙어 하이로 삼페이로 등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 상당수가 유명인사들이었다.

반면 홀슈타인킬은 지난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돌풍에도 불구하고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지난 시즌 주포였던 마르빈 두크쉬, 도미니크 드렉슬러가 모두 이탈했다. 홀슈타인킬의 전력은 상위권 정도로 전망됐다. 명백한 우승후보였던 함부르크와 격차가 있다는 평가였다.

이재성은 단 한 경기를 통해 홀슈타인킬의 전력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 상대적 약팀에서 뛰느라 모험적인 플레이가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패스 성공률은 떨어졌다. 대신 플레이가 치명적이었다.

홀슈타인킬이 이재성을 황급히 불러들인 것이 개막전만 보면 대성공이었다. 이재성 영입을 확정하자마자 곧장 독일 합류를 요청한 홀슈타인킬 때문에 이재성은 전북현대 홈 팬들 앞에서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다급하게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새 동료들과 열흘 가량 손발을 맞춘 뒤 바로 데뷔했다.

이재성의 월드컵 피로에 따른 컨디션 저하, 짧은 훈련기간에 따른 호흡 불일치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이재성은 모두 극복해 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재성의 컨디션에 대해 “월드컵 이후 전북에서 교체 위주로만 뛰며 어느 정도 몸 상태를 회복했다. 이적이 결정된 뒤 얼굴에 개기름이 낀 것을 보며 심리적으로도 안정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처럼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회복된 상태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간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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