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시작도 전에 뜨겁다. 최근 아시안게임은 금메달과 와일드카드 그리고 ‘병역 면제’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사실 이 대회는 1951년에 시작된 전통 있는 대회다. 2002년 이전에는 국가대표가 참가했기 때문에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졌었다. 아시안게임의 역사와 한국 이야기를 준비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의 와일드카드, 즉 ‘연령 제한 외 선수’ 제도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도입됐다. 1998년 방콕 대회까지는 연령 제한이 없는 대회였다. 한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8년 대회에 23세 이하 유망주 위주의 선수단을 짜긴 했지만 이는 한국의 자율적인 결정이었다. 2002년 대회에 참가했던 아시안게임 최초 와일드카드는 이운재, 김영철, 이영표였다. 각각 골키퍼, 센터백, 풀백이다. 이때부터 이미 골키퍼는 와일드카드의 단골 포지션이었다.

 

▲ 2002 부산 : 이운재, 김영철, 이영표 / 한국 3위

한국은 부산 대회 당시 월드컵 대표 박지성, 이천수, 최태욱에 최성국, 이동국, 김은중까지 포함된 초호화 공격진을 내보낼 수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을 위해 거스 히딩크 A대표팀 감독이 공격진 세대교체를 폭넓게 진행한 덕분이었다. 반면 수비진은 이에 미치지 못했고, 와일드카드가 필요했다. 이운재, 이영표 역시 월드컵 대표였다. 여기에 월드컵 코치 출신 박항서 감독까지 더해지며 부산 대회 멤버는 ‘4강 신화 멤버’의 축소판이 됐다.

와일드카드 선수들로 보강된 한국 수비력은 대회 전체를 볼 때 충분히 강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본선 6경기에서 단 2실점만 하는 지독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 오만을 5-2로 대파할 때 두 골을 내줬을 뿐 토너먼트로 들어선 뒤 바레인, 이란, 태국과 무실점 경기를 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그 유명한 이영표의 페널티킥 실패가 나왔다.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 축구의 명장면이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승부차기를 잘 막는 선수였던 이운재는 이란 키커 다섯 명 중 한 명도 저지하지 못했다.

 

▲ 2006 도하 : 김동진, 김두현, 이천수 / 한국 4위

개최국 카타르가 우승을 차지했고, 이라크가 준우승하는 등 예상 밖의 결과로 가득했던 대회다. 한국은 4강에서 이라크에 패배한 뒤 3위 결정전에서도 이란에 지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와일드카드 중 주장 이천수의 활약은 준수했고, 특히 8강전에서 북한을 3-0으로 꺾을 때 공격을 이끌었다. 다만 수비수 김동진은 개막 전부터 달고 있던 부상 때문에 거의 활약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선발 출장했다가 38분 만에 교체된 것이 활약상의 전부였다.

 

▲ 2010 광저우 : 박주영, 김정우 / 한국 3위

와일드카드를 2명만 선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1년 전인 ‘2009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멤버가 대다수를 이루고, 여기에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주역인 김정우와 박주영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이 대회에서 와일드카드 이야기를 하려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0-1로 패배한 준결승전부터 떠올리게 된다. 박주영은 조별리그 3차전, 16강전, 8강전에서 모두 득점하며 스타 공격수다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발 뒤꿈치로 처리하려다 실패했고, 결국 한국은 무득점으로 패배했다. 박주영 본인의 병역 여부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이 플레이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오래 회자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멤버 대부분은 이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 3위를 차지, 기어코 병역 혜택을 받게 된다.

 

▲ 2014 인천 : 김승규, 박주호, 김신욱 / 한국 우승

숙원을 달성한 2014년 대회에서 한국은 수비에 치중한 팀이었고, 와일드카드의 비중이 컸다.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는 져도 되는 경기였던 조별리그 3차전을 걸렀을 뿐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박주호는 골도 하나 터뜨렸다. 반면 공격수 김신욱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결승전 연장에야 겨우 교체 투입될 수 있었다. 한국은 김신욱 부상 이후 이용재를 주전 공격수로 기용했고, 이용재는 분전했으나 대회 1득점에 그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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