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 대표팀의 무딘 공격은 시리아의 스리백 수비에 고전했다.

14일 중국 쿤샨의 쿤샨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D조 2차전을 가진 한국은 시리아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베트남전에 이어 공격적인 선수 구성으로 경기를 시작했으나 결과를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은 1차전 선발 명단에서 공격수 2명을 교체한 체 시리아를 상대했다. 1차전에서 골을 넣긴 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한 이근호를 대신해 김건희를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했다. 오른쪽 윙어에는 스피드가 빠른 김문환을 선발로 내보냈다.

김건희는 이근호처럼 좋은 피지컬을 갖추고 있지만 상대 수비와 적극적으로 싸워주며 볼 경합에 참여하기 보다는 연계에 능한 공격수다. 한국에서 진행한 훈련에서는 윙어로 뛰었을 만큼 활동량과 움직임도 좋다. 그러나 김봉길 감독의 의도와 달리 김건희는 상대 스리백에 균열을 내지 못했다.

호주와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했던 시리아는 예상과 달리 공격적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수비진영에 센터백 3명을 기용하긴 했으나 측면 윙백은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방에 위치한 공격수들과 중앙 미드필더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녔다.

한국은 많이 뛰는 축구로 경기를 시작한 시리아에 초반부터 고전했다. 수비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작업은 상대 공격수의 전방 압박에 정확도가 떨어졌다. 잦은 패스미스로 한국 수비진영에서 공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2선 공격수들도 낮은 위치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김문환도 장기인 빠른 스피드를 활용할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시리아로부터 공격권을 뺏어낸 뒤 전방으로 나가는 속도도 더뎠다. 시리아는 빠르게 수비 위치로 전환하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한국은 역습을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다 전방으로 길게 때리는 킥은 정확도가 떨어졌고, 중앙을 통한 공격도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에 나온 윤승원의 슈팅과 프리킥 기회에서 상대 골키퍼 실수를 틈탄 이상민의 슈팅 외에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김봉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건희를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이근호 투입 후 공격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근호가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활발히 움직였지만 시리아 스리백은 공간을 지켰고 윙백과 미드필더가 수비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막아냈다.

왼쪽 풀백 국태정과 오른쪽 윙어 김문환이 몇 차례 크로스를 시도하며 이근호의 머리를 노렸지만 정확도는 떨어졌다. 공은 너무 낮게 올라와 상대 수비에 막히거나 뒤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 위치 선정에 실패하며 흘러나온 공을 번번히 시리아에 넘겨주기도 했다. 수비 2~3명을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을 해도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며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측면이 막혔을 때 공격을 풀어줘야 할 중앙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다. 한승규는 상대 미드필더의 끈질긴 수비에 고전하며 패스를 풀어주지 못했다. 상대는 한 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패스 길목을 차단했고 한국 공격수가 공을 편하게 받지 못하도록 달라 붙었다. 공간을 찾지 못한 한국은 뒤로 공을 돌리며 수비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후반 중반 이후 투입된 장윤호와 조재완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택은 아니었다. 선수만 바뀌었을 뿐 공격 전술의 변화는 없었다. 경기 내내 이어진 똑같은 공격 패턴은 시리아를 위협하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는 여전히 부정확했고, 페널티 박스 밖에서 때린 중거리슛은 동료를 맞고 굴절되거나 골키퍼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위치로 날아갔다. 한국은 오히려 상대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이상민과 김문환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문환은 후반 24분에 이어 경기 막판에도 경고를 받으며 퇴장을 당했다.

한국은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을 획득해 조 1위 자리는 지켰으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호주와 베트남이 1승씩을 거둬 승점 3점으로 추격하고 있다. 한국이 호주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베트남과 시리아 경기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