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K리그 연간 회원권(시즌권)은 점점 구매자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내 연령과 성별에 맞게 특별한 디자인이 나오기도 하고, 시즌권에 내 지문을 찍어 소장할 수도 있다. 유행에 발맞춰 롱패딩을 패키지에 포함시킨 구단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래 전부터 각 구단에 시즌권 판매를 독려해 왔다. 2014년에는 ‘K리그 구단 시즌권 판매 확대 방안’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구단이 시즌을 준비하며 처음 내놓는 상품이 시즌권이다. 시즌권이 많이 팔린다는 건 그만큼 구단에 충성도가 높은 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매자의 데이터 베이스는 향후 구단의 마케팅 활동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

K리그 구단은 다채로운 시즌권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단순히 회원 번호가 적힌 카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을 상징하는 머천다이징 상품을 함께 제공하면서 구단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다양한 시즌권이 출시됐다. 지역 출신 청년 창업가와 협업해 새로운 디자인의 시즌권을 기획하는가 하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시즌권으로 소장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울산현대는 성별, 연령별로 시즌권 디자인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뒀다. 특히 여성 팬들을 타깃으로 한정 판매한 ‘핑크 패키지’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 패키지에는 구단을 상징하는 남색 대신 분홍색으로 디자인된 시즌권 카드와 목걸이를 포함했다. 카드 디자인은 울산청년창업센터와 연계해 지역 출신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울산의 특징을 잘 표현한 디자인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시즌권 판매도 이번 시즌 처음으로 시도했다. 미취학 아동은 K리그 경기장에 무료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울산은 저렴한 가격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호랑이 캐릭터가 그려진 시즌권과 구단 이니셜이 새겨진 후드티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기획했다. 가족단위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관심이 높다는 게 울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북현대는 지정 좌석제로 시즌권을 판매한다. 지정 좌석제를 도입한 이유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경기장 규정 및 안전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AFC는 관중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지정 좌석제 시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강제 규정은 아니지만 전북은 올해부터 경기장 전 좌석을 지정석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팬들은 시즌권을 구매 할 때 본인이 원하는 좌석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경기장에 ‘나만의 좌석이 생긴다’는 의미가 있어 반응도 좋은 편이다. 패키지를 다양화해 유니폼형 티셔츠나 전북 선수 사진이 담긴 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K리그 챌린지 구단의 시즌권 마케팅도 클래식 구단 못지 않다. 성남FC는 챌린지로 강등당한 2017시즌에도 팬들이 만족할 만한 디자인으로 시즌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올해는 선착순 300명에 한해 시즌권 카드에 구매자의 지문을 새기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시즌권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수집된 지문 정보는 단순 디자인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즉시 폐기할 예정이다.

아산무궁화는 새로 계약을 맺은 용품 후원사와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을 시도했다. 시즌권과 구단 엠블럼이 박힌 롱패딩을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올 겨울 유행하고 있는 롱패딩을 지급하면서 구단과 용품 후원사를 모두 홍보할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고 반응도 좋았다. 선착순으로 판매한 롱패딩 패키지는 구단의 예상보다 일찍 품절됐다. 지난 12일 판매를 시작한 일반 시즌권 패키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 울산현대 홈페이지, 성남FC 공식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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