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필리페 쿠티뉴의 이적료는 한화 2,0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이다. 자연스레 의문이 든다. 과연 이 정도로 큰 돈을 투자할 만한 선수일까? 바르셀로나가 과소비를 한 건 아닐까? 쿠티뉴가 뛰어난 선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적 없는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가지 포지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적도 없다. 그래서 쿠티뉴의 과거, 현재, 미래가 궁금해졌다. 쿠티뉴의 지나온 길을 통해 올여름 월드컵에서 보일 모습까지 전망해 본다.

쿠티뉴는 호마리우, 히바우두,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등 세계 축구계를 주름 잡은 브라질 출신 선배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 받은 유망주다. 선배들이 그랬듯, 쿠티뉴도 큰 기대를 받고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 바르셀로나 역사상 가장 비싼 몸값 만큼 기대가 높다.

대부분의 브라질 소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풋살을 하며 공과 친해진다. 쿠티뉴도 그의 형제들과 함께 풋살을 하며 축구 기술을 연마했다. 7세 소년 쿠티뉴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바스쿠다가마가 쿠티뉴를 유소년 팀에 영입해 애지중지 키웠다.

쿠티뉴는 성인이 되기 전부터 브라질을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으며 유럽 명문 클럽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08년 여름, 이탈리아 명문 인테르밀란은 380만 유로(약 49억 원)로 쿠티뉴를 영입했다. 그러나 18세 미만 외국인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세리에A 규정 때문에 인테르에 곧바로 합류하지 못하고 2년간 바스쿠다가마로 임대됐다.

2009년부터 쿠티뉴는 본격적인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데뷔 첫 해 12경기에 나서며 팀의 승격에 공헌했다. 바스쿠다가마 소속으로 한국을 찾아 대전시티즌과 친선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31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팀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2010년 여름, 18세가 된 쿠티뉴는 곧바로 인테르에 합류했다. 인테르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며 유럽 무대에 데뷔한 쿠티뉴는 인테르 이적 첫해 20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초반에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경기를 뛰었지만 무릎 부상을 당하며 3개월간 결장했고, 그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기대에 못 미치는 시즌을 보냈다.

 

2011/2012시즌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잦은 부상으로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쿠티뉴는 전반기 리그 5경기 출장에 그쳤고, 후반기에 스페인 에스파뇰로 임대됐다. 당시 에스파뇰을 지휘하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쿠티뉴를 윙어로 중용했다. 후반기 18경기 중 16경기에 출전한 쿠티뉴는 5골을 넣으며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임대를 마치고 인테르에 복귀한 쿠티뉴는 다시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을 거듭했다. 결국 인테르는 쿠티뉴를 리버풀로 이적시키고 마테오 코바치치를 영입했다.

리버풀 이적 초기에 쿠티뉴를 향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쿠티뉴는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우려섞인 시선을 뒤집었다. 리버풀 입단 2경기만에 첫 골을 넣었고, 다음 경기에서는 도움 2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3경기에서 3골 7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특히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위협적이었다.

2013/2014시즌 쿠티뉴는 시즌 초부터 리버풀 주전 멤버로 뛰었다. 그러나 직전 시즌 후반기 보여준 모습만큼 활약하진 못했다. 팀 전술 상 측면보단 중앙에서 뛰는 경우가 많았고, 패스의 날카로움도 예전만 못했다. 후방에서 중거리슛을 자주 시도하긴 했지만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라힘 스털링과 스티븐 제라드가 리버풀을 떠나 2015/2016시즌부터 쿠티뉴는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새로 영입된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초반 부진하며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슈팅의 정확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와 때리는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망을 여러 차례 흔들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으나 12골 7도움(이하 모든 대회 통산 기록)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에도 쿠티뉴는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내며 리버풀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아스널과 한 EPL 개막전에서는 골문 구석을 노린 프리킥 골을 포함해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한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하며 기복이 심하다는 꼬리표도 떼어냈다. 날카로운 슈팅으로 직접 득점을 올리는 경우도 늘고, 결정적인 스루패스로 동료의 득점을 돕는 횟수도 늘었다. 2016/2017시즌 쿠티뉴는 프로 데뷔 이후 최다인 14골 9도움을 기록했고, 주니뉴 파울리스타가 갖고 있던 EPL 통산 브라질 선수 최다 득점 기록도 경신했다.

최고의 활약을 보인 쿠티뉴는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다. 네이마르가 파리생제르맹으로 떠난 바르셀로나가 큐티뉴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리버풀은 쿠티뉴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쿠티뉴는 팀에 남아 전반기 12골 9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쿠티뉴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 바르셀로나가 오랫동안 쿠티뉴 영입에 공을 들인 만큼 기대 역시 크다. 기존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새로운 브라질 출신 에이스가 되길 바라고 있다. 쿠티뉴 역시 바르셀로나 입단을 기뻐하고 있다. 그는 입단식에서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며 경기에 빨리 뛰고 싶은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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