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선수의 원래 실력이 출중하다면 최근 하향세 정도는 개의치 않는다. 부활시킬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최근 홍정호와 티아고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홍정호는 장쑤쑤닝과 계약이 2년 남은 가운데 1년 임대 형식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2013년 제주를 떠난 뒤 3년 반만에 K리그로 돌아온다. 티아고 역시 K리그로 돌아오는 선수다. 2015년 포항스틸러스, 2016년 전반기 성남FC에서 활약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온다. 티아고의 계약기간은 3년이다.

최 감독의 선수 영입 성향이 잘 반영된 영입이다. 최 감독의 영입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위기를 겪는 유명 선수를 영입해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동국과 김상식(현 전북 코치)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전북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를 점찍어뒀다 영입하는 것이다. 예시 세 번째는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와야 하는 사정에 처한 국가대표급 선수를 노리는 것이다. 홍정호는 1번과 3번, 티아고는 2번에 해당한다.

최근 경기력보다 선수의 원래 실력에 중점을 두는 것이 최 감독의 판단 기준이다. 2016년 합류한 김보경(현 가시와레이솔), 2017년 합류한 김진수 모두 유럽에서 부침을 겪느라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였다. 최 감독은 두 선수의 기량을 빠르게 끌어올려 전북의 핵심으로 활용하며 대표팀 복귀까지 이끌어냈다.

홍정호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있을 때부터 잔부상으로 고생하다가 2016년 장쑤쑤닝 이적 이후 컨디션 난조가 더 심해졌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서 불거진 중국파 수비수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였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출장 기준이 변하면서 7월 이후 선수단에서 제외됐다.

반년 동안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홍정호의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명단에서 빠진 뒤에도 장쑤 1군에서 지난해 최종전 직전까지 훈련했다. 반년 동안 실전을 소화하지 못해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있겠지만 신체 능력은 정상이다. 홍정호는 이미 오키나와로 이동해 전북 동계훈련에 동참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원래 홍정호의 기량이 국내 최고였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홍정호는 탄탄한 육체에서 비롯되는 힘과 속도, 공을 다루는 기술과 다양한 리그 경험까지 두루 갖춘 수비수다. 경기에 임하는 정신 자세가 불안정하고, 실제 경기 상황에서 가진 재주를 다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 정도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전북 ‘재활 공장’에서 단점을 교정하고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김민재, 이재성 등 동료들과 함께 아시아 정상급 수비진을 구축할 수 있다.

티아고는 조금 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선수다. 2016년 K리그 클래식에서 19경기 13골을 몰아치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발휘했지만 그때 외에는 시즌 10골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 1년 동안 일본 시미즈S펄스에서 뛰면서 시즌 4골에 그쳤다. 티아고를 부활시키려면 컨디션 회복을 넘어 티아고를 살릴 수 있는 전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득점력을 끌어내기 까다로운 선수다.

이동국, 김상식, 김보경, 김진수 등 전레를 보면 최 감독이 고른 국가대표 출신 스타는 성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전북의 성공과 실패도 홍정호, 티아고의 활용도에 달려있다.

전북은 은퇴가 유력한 에두 정도를 제외하면 지난 시즌 주전급 멤버 중 이탈자가 없다. 오히려 임선영, 손준호를 영입해 미드필드를 강화해 뒀다. 홍정호와 티아고가 성급하게 복귀하지 않아도 잘 돌아갈 팀이다. 여유 있게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전북은 적합한 팀이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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