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새롭게 신설된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판곤(49) 위원장은 대표팀이 국격에 맞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감독을 선임 하는 데 있어 선수경력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는 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판곤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과 최선을 다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태블릿PC를 보며 자신이 세운 계획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핵심은 기술위원회의 분리였다. 기술위원회를 기술발전위원회와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로 분리시켰고, 이임생을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공석이던 남은 한 자리에는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겸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김판곤 위원장을 선임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부터 홍콩대표팀 감독을 맡은 인물이다. 2014년부터는 기술위원장을 겸임하며 홍콩 축구 발전을 위한 ‘피닉스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선수 경력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홍콩에서 지도자와 행정가로 능력을 발휘했다. 스스로도 “수준 높은 영국 행정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과 국가대표감독선임위는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단순히 감독을 선임하는 권한만 있는 것이 아니다. 23세이하(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지원 관리하고, 평가하는 일을 모두 수행한다. 김 위원장은 “대표팀이 세계적인 수준의 지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스포츠사이언스를 강화하고 스카우트와 상대 분석, 체력 및 경기력 평가를 과학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감독선임위는 4~5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업무를 분담할 예정이다. 감독선임파트는 감독을 선임하는 데 초점을 두고, 테크리컬 스터디 그룹(TSG)은 대표팀의 경기력과 수행능력 평가를 전담한다. 스카우트파트를 만들어 선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스포츠과학지원위도 만들어 대표팀이 과학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각 소위원회의 구체적인 인적 구성은 담당자를 선임한 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능력 있는 사람으로 담당자를 지정해 구성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회는 시간을 두고 구성할 예정이지만 기술분석을 담당하는 TSG는 내년 3월 전에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젊고 다이나믹하고 스마트한 사람”를 담당자로 뽑아 K리그와 평가전을 통해 리허설을 진행한 후 월드컵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감독을 선임할 때 능력을 먼저 보겠다는 말도 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대표 경험이 없지만 외국에서 지도자로 인정받아 한국으로 복귀했다. 그는 “선수 경험이 있는 것이 장점이긴 하겠으나 (감독 선임에)주도적인 포인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수행 능력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깊이 들어가서 좋은 선수 덕에 낸 결과인지, 좋은 계획과 훈련 등으로 낸 결과인지 잘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감독 선임도 앞서 언급한 기준에 의해 선임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좋은 후보가 있다면 빨리 선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매력적인 카드가 없다면 길게 보고 폭을 넓혀서 전략을 짜겠다”라고 말했다. 예선이 내년 3월 시작되는 만큼 11월 전에 감독 선임 작업을 마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고 계획이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며 느낀 한국축구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는 한국축구에 지도자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없다고 꼬집었다. 밑에서부터 시작해 상위레벨로 올라가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인재풀을 구성해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에서 영국인 코치들을 인터뷰한 때 매우 체계적이라고 느꼈다. 좋은 지도자가 좋은 선수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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