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꽝'인줄 알았던 선수를 계속 열심히 긁었더니 1등은 아니라도 2등 당첨이 되더라. 망한 줄 알았던, 혹은 퇴물인 줄 알았던 선수를 데려가 부활시킨 팀들이 이번 시즌 유독 눈에 띈다. 재처리 원천기술을 보유한 팀들을 만나보자.

 

발렌시아는 '2017/2018 스페인 라리가' 돌풍의 주역이다. 초반 무패행진을 달리다가 상승세가 주춤하며 리그 3위로 떨어지긴 했으나 예상 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 다른 리그에서 실패를 맛보고 발렌시아로 합류한 선수들은 발렌시아가 왕년의 명성을 되찾은 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기량이 정체됐던 선수들은 발렌시아로 합류해 부활했다.

 

시모네 차차

특징 : 유벤투스, 웨스트햄유나이티드에선 망했지만 발렌시아에서 차차 나아졌다

영입 당시 이적료 : 1,800만 유로(약 225억 원)

활약상 : 2016/2017시즌 6골 1도움, 2017/2018시즌 15경기 10골

차차는 2013년 사수올로로 이적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 등장했다. 2시즌동안 20골을 넣은 차차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쟁쟁한 선수들에 밀려 후보 공격수 생활을 했고, 이듬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으로 임대 이적했다. 웨스트햄에서도 차차는 적응하지 못했다. 전반기 8경기에 출전해 득점 없이 경고 2장만 받았고 웨스트햄은 차차의 임대를 조기 해지했다. 유벤투스에도 차차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차차는 2016/2017시즌 후반기에 발렌시아로 다시 임대됐다.

차차의 발렌시아 임대는 성공적이었다, 20경기에 나서 6골 1도움을 올렸다. 공격포인트는 많지 않았으나 전방에서 뛰어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완전 이적한 이번 시즌에는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리그 초반 6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발렌시아 돌풍을 이끌었다. 최근 득점포가 잠잠해지긴 했으나 투톱 파트너 호드리고 모레노와 호흡은 여전히 좋다. 15경기 10골로 라리가 득점 3위다. 발렌시아에서 부활에 성공하며 이탈리아 대표팀에 다시 승선하기도 했다. 차차도 “발렌시아에서 내 축구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라며 기뻐하고 있다. 왕년의 유망주 차차의 잠재력이 드디어 폭발했다.

 

조프리 콩도그비아

특징 : 이탈리아서 잃은 다재다능함, 스페인에서 되찾다

영입 당시 이적료 : 인테르밀란에서 임대 영입

세비야와 AS모나코에서 촉망 받는 미드필더로 주목받던 콩도그비아는 2015년 인테르로 이적한 뒤로 성장이 정체됐다. 2시즌동안 제법 많은 50경기를 뛰었지만 모나코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 부진한 팀과 함께 콩도그비아도 기복을 보였다. 결국 인테르는 보르하 발레로를 영입하며 미드필더를 보강했고, 기대에 못 미친 콩도그비아는 발렌시아로 임대됐다.

발렌시아 이적과 함께 콩도그비아는 완벽히 살아났다.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무대만 바뀌었을 뿐인데 모나코에서 좋았던 경기력이 살아났다. 수비를 중시하는 4-4-2 전술에서 다니 파레호와 함께 중원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콩도그비아는 패스성공률, 경기당 태클, 가로채기 성공 모두 팀내 상위권이다. 수비에 집중하다 공격에 가담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체격은 크지만 드리블 능력이 좋아 상대 수비를 뚫고 슈팅을 때리거나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내주기도 한다. 인테르에서 2시즌동안 2골을 넣었던 콩도그비아는 발렌시아에서 전반기에만 3골을 넣었다.

기량을 되찾으면서 콩도그비아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미드필더가 필요한 EPL팀들이 콩도그비아 영입을 노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발렌시아는 콩도그비아 완전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마테오 알레마니 발렌시아 단장은 “임대 영입을 할 때 완전 영입 조항을 넣었다. 콩도그비아와도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하며 핵심 선수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헤이손 무리요

특징 : 스페인 복귀와 동시에 살아난 경기력

영입 당시 이적료 : 인테르밀란에서 2년 임대 영입

라리가 그라나다에서 어린 나이에 두각을 나타낸 무리요는 2015년 여름 인테르의 선택을 받고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초반 활약은 좋았다. 미란다와 호흡을 맞추며 좋은 수비력을 보여줬고, 미란다가 부상을 당하자 안드레아 라노키아, 게리 메델과도 뒷문을 잘 지켰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팀 성적이 하락함과 동시에 무리요의 경기력도 떨어졌다. 후보 선수들의 기량 부족 탓에 주전으로 뛰긴 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비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인테르는 무리요를 처분하길 원했고, 수비 보강을 원하던 발렌시아가 무리요를 2년 임대로 영입했다. 스페인으로 돌아온 무리요는 차츰 경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2라운드 레알마드리드전에 선발 출전해 태클 3회, 걷어내기 5회를 성공하며 괜찮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리요는 이번 시즌 8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태클 2.1개, 가로채기 1.9회, 걷어내기 5.5회를 기록하며 발렌시아 수비 주축으로 떠올랐다.

한창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무리요는 스포츠 탈장 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다. 무리요 없이 치른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무리요가 부상에서 회복하기까지는 최소 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종합 : 경기력 회복이 필요해? 그럼 발렌시아로 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색깔이 뚜렷한 4-4-2 전술로 성적을 내고 있다. 수비 4명과 중앙미드필더 2명은 수비에 집중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역습에 초점을 맞춘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해 부활을 이끌어냈다.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발렌시아로 임대 온 곤칼루 게데스도 이번 시즌 새롭게 떠오른 스타다. 지난 시즌 PSG에서 리그 7경기 출전에 그쳤던 게데스는 발렌시아 주전 측면 미드필더 활약하며 3골 5도움을 올렸다. 전반기 맹활약 덕에 이제는 아스널,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역시 맨유에서 임대와 기량이 만개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경기에 나서며 1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페레이라도 발렌시아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성장을 위해 경기에 계속 뛰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 발렌시아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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