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꽝'인줄 알았던 선수를 계속 열심히 긁었더니 1등은 아니라도 2등 당첨이 되더라. 망한 줄 알았던, 혹은 퇴물인 줄 알았던 선수를 데려가 부활시킨 팀들이 이번 시즌 유독 눈에 띈다. 재처리 원천기술을 보유한 팀들을 만나보자.

 

OGC니스는 1950년대에만 리그를 네 번이나 제패했다. 그 이후로는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2부 리그로 내려가기도 했다. 2016년 중국계 미국인인 치엔 리와 중국 사업가 알렉스 정이 구단을 사들이면서 다시 태어났다. 니스는 자금력을 확보한 뒤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한 물 갔다’는 평을 받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우려는 길게 가지 않았다. 뤼시앙 파브르 감독은 ‘문제아’와 ‘노장’을 데려다 강한 팀을 만들었다.

 

마리오 발로텔리

특징: 어린 나이에 성공했지만 유지 하지 못한 문제다

영입 당시 이적료: -

활약상: 2016/2017시즌 20골, 2017/2018시즌 19라운드 현재 10골

발로텔리는 2013/2014시즌을 마지막으로 두 자리 수 득점을 하지 못했다. AC밀란에서 리버풀로 갈 때까지 만해도 이렇게 긴 어둠이 있을 줄은 몰랐다. 발로텔리는 리버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다시 밀란 임대를 떠난 뒤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이 니스에 발로텔리를 이적료 없이 보낸 이유도 여기 있다. 그야말로 처분이었다.

 

발로텔리는 프랑스에서 빠르게 살아났다. 시즌 초반에 올랭피크드마르세유와 AS모나코를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뤼시앙 파브르 감독은 발로텔리가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도왔다. 발로텔리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초반에는 홈 경기에만 쓰기도 했다. 힘을 얻은 발로텔리는 재능 있고 젊은 2선 공격진의 도움을 받아 완벽하게 살아났다.

 

시즌 후반기에는 동료들과 불화가 불거졌지만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발로텔리는 감독과 선수들 손을 잡았다. 그는 2016/2017시즌이 끝나고 니스와 재계약했다. 이제 발로텔리는 이탈리아 대표팀 복귀까지 노린다.

 

단테

특징: 잔부상을 이기지 못한 왕년의 스타

영입 당시 이적료: 252만 유로(약 32억 원)

활약상: 2016/2017시즌 리그 3위

단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독일전 참패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바이에른뮌헨을 떠나 볼프스부르크로 가서도 예전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가지고 있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힘이 떨어지면서 수비력도 떨어졌다.

 

니스로 이적한 뒤에는 달라졌다. 뒤에서 전체적인 수비를 조율하면서 실점을 줄였다. 니스는 2016/2017시즌 36골을 실점했다. 리그 최소실점 3위다. 단테가 수비진을 안정시키면서 실점을 줄여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단테는 파브르 감독이 내리는 전술적인 지시를 잘 이행하며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를 잘 이끌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단테는 올 시즌 리그앙에서 9번째로 공을 많이 터치한 선수다. 단테는 1264회 공을 잡았다. 네이마르가 1304회다. 단테는 가장 낮은 곳에서 팀을 이끄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잘레

특징: 세대교체에 밀려온 풀백

영입 당시 이적료: -

활약상: 프랑스 대표팀 맹활약

잘레는 많이 뛰면서도 정교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파리생제르맹과 올랭피크리옹에서 맹활약했다. 그도 나이는 이기지 못하는 듯 했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FA로 풀려 니스와 계약했다.

 

잘레는 니스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오른쪽이 아닌 왼쪽 측면을 누비면서 견고한 수비와 왕성한 공격가담을 하고 있다. 여전히 크로스는 정교하다. 잘레는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 마음을 잡았다. 2017년에만 A매치 5경기를 소화했다. 역대 가장 많은 A매치를 34세에 뛰었다.

 

종합: ‘프랑스 갱생원’은 니스

니스는 투자와 파브르 감독과 함께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앙 3위를 차지해 유럽대항전에 나선 게 우연은 아니다. 물론 영입을 대대적으로 하지는 못했기에 유럽대항전을 치르면서 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달베르와 발랑탱 이세릭 그리고 폴 배스가 이적한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영입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알가라파로 시즌 중 이적하기도 했다.

 

전술가로 유명한 파브르 감독은 어려운 초반을 넘기면서 4-3-3 포메이션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선수들을 팀에 녹였다. 기술을 가진 선수들이 기술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디종에서 데려온 피에르 리스 멜루가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AS모나코에서 영입한 유망주 알랭 생 막시망도 공격진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발로텔리는 골을 쌓아갔다. 니스는 19라운드 현재 6위다. 3위는 어려워도 4위까지는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니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일조일수가 많다. 그래서일까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파브르가 이끄는 니스는 올 시즌에도 상대적으로 빈약한 스쿼드로 높은 파도를 넘고 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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