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이집트 출신 모하메드 살라(25, 리버풀)가 2017년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최고의 축구선수에 선정됐다. 잠재력을 폭발시킨 살라는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5일(한국시간) 가나 아크라에서 열린 ‘2017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 시상식’에서 살라를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살라는 CAF 회원국 코칭스태프와 기자, 기술위원들의 투표에서 사디오 마네(리버풀, 세네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보루시아도르트문트, 가봉)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살라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더 발전시키고 단점은 보완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미 영국 매체 ‘BBC’가 선정한 아프리카 올해의 축구선수와 아랍 국가 출신 스포츠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아랍 선수에 뽑혔다. 지난 시즌 AS로마에서 뛰다 리버풀로 팀을 옮긴 뒤에도 맹활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며 이집트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지난 여름 리버풀이 살라를 영입할 당시에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많았다. 2013/2014시즌 첼시에서 뛰며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것을 요구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전술에 살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살라는 세리에A에서 뛸 때도 공격적으로는 매우 위협적인 선수였으나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평범한 윙어였다.

우려와 달리 살라는 순조롭게 리버풀에 빠르게 녹아 들었다. 최대 장점인 빠른 스피드와 침투 능력을 더 발전시켰다. 살라는 공을 잡으면 전방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가 상대를 위협한다. 단순히 빠르게만 달리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공을 정지해 둔 상태에서 갑자기 튀어나가는 등 완급 조절에도 능하다. 발기술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스피드와 방향전환 만으로도 수비 한둘은 가볍게 제칠 수 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살라는 위협적이다. 마네나 필리페 쿠티뉴처럼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수비를 끌고 움직이면 살라는 반대편에서 배후 공간을 향해 움직인다. 공격하기 더 좋은 자리를 찾아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찬스도 더 많이 잡는다. 쿠티뉴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살라의 움직임은 정말 탁월하다. 항상 빠르게 빈 공간을 찾아 움직인다. 공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살라가 그렇게 움직여주면 플레이 하기가 훨씬 편하다”는 말로 살라를 칭찬하기도 했다.

피지컬이 약하다는 편견에 대해서도 실력으로 반박하고 있다. 살라는 첼시에서 뛸 당시 몸싸움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EPL의 터프한 수비에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보다 훨씬 크고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첼시에서 뛸 때보다 몸도 커졌고, 신체 밸런스도 좋아졌다. 상대 수비를 등지고 버티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이집트 대표팀에서도 살라는 주장이자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수비에 집중하는 이집트의 전술에서 살라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으로 상대를 위협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집트를 이끌고 월드컵 본선에 나서게 될 살라는 이미 이집트의 국민 영웅이다. 이집트 대통령은 자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신과 살라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살라는 2017년 처음으로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는 아직 25세의 젊은 선수다. 발전의 여지가 충분하다. 올 시즌에도 EPL 21경기에서 17골 5도움을 기록하며 연일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리버풀에 합류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레알마드리드 이적설이 나온다.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수상한 살라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과 월드컵 예선에서 이집트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다”는 말로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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