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어느새 선두 전북현대를 승점 4점차로 추격했다.

제주를 괴롭히던 여름 징크스는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됐다. 제주는 지난 2일 광주FC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며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곧 스타 윙어 류승우가 전력에 합류한다. A매치 기간을 가장 잘 보낸 K리그 팀이다.

조 감독도 “핑계처럼 들리겠지만 원정 경기를 계속 치르다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했다. 클럽 하우스와 홈 구장이 위치한 서귀포의 습기, 다른 팀보다 긴 이동시간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됐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전임 박경훈 감독은 “의학적인 근거는 부족하지만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과정에서 몸의 컨디션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조 감독은 올해 여름 징크스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조금 빨리 왔던 거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면서 경기를 많이 치르자 부진이 찾아오는 시점이 앞당겨진 것 같다고 했다. 제주는 시즌 21번째 경기인 5월 31일 우라와레즈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4연패를 당했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 부진이 시즌 17번째 경기인 6월 25일 수원전부터 시작해 6경기 무승(2무 4패)으로 이어졌다. 부진이 시작된 시기는 올해가 한달 정도 이르지만, 경기 숫자는 올해가 오히려 더 많았다. 조 감독은 계절이 아닌 원정 횟수에서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올해 패턴을 더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른 부진을 넘긴 제주는 7월 19일부터 7경기에서 6승 1무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순연 경기였던 광주FC전을 A매치 기간인 지난 2일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순위가 하나 올라갔다. 이제 제주는 선두 전북과 마찬가지로 27경기를 소호한 가운데 승점 4점차로 추격 중이다. 제주는 전북에 이어 최다득점 2위(48득점), 전북과 공동으로 최소실점(24실점)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안정을 찾았다.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낸 비결은 예년보다 더 풍족해진 선수단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조 감독은 올해 ACL을 위해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작년보다 구성원이 탄탄하다. 부상자도 나오긴 했지만 전력에서 오래 이탈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운이 따른 덕분에 더블 스쿼드를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현재 부상자는 시즌 전부터 이탈해 있던 최현태, 배일환을 비롯해 올해 주전이 아닌 선수 4명뿐이다.

조 감독은 제주의 시즌 운영이 한층 안정됐다고 본다. 부진한 시기는 전술 실험을 감행한 시기와 맞물렸다. 시즌 초 스리백으로 승승장구하던 제주는 포백으로 전환했을 때 부진했고, 다시 스리백으로 바꾸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조 감독은 “스리백으로 상승세를 탔다. 큰 변화가 필요하겠나”라는 말로 앞으로도 스리백 위주의 선발 라인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여름에 영입한 공격 자원 류승우가 곧 전력에 합류한다. 류승우는 유럽 도전을 일단락 짓고 지난 7월 제주로 돌아왔지만 습관성 어깨 탈구를 치료하기 위해 전력에서 빠져 있었다. R리그(2군 리그)에 먼저 투입해 경기 감각을 점검한 뒤 순차적으로 1군에 합류한다. 류승우는 공격진의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윙어, 섀도 스트라이커, 때론 투톱 뒤 공격형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L에서 심판에게 항의해 징계를 받았던 조용형은 9일 서울전부터 선수 자격을 되찾는다. 오랜 재활을 거친 윙어 배일환 등이 선발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조 감독은 이들도 R리그 위주로 실전 경험을 찾는 과정을 거칠 거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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