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재활 중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뛰고, 소속팀과 불화를 겪은 디에구 코스타는 못 뛴다.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참가 명단 이야기다.

UEFA는 5일(한국시간) UCL 본선에 참가하는 32팀의 조별리그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홋스퍼는 빈센트 얀센, 에릭 라멜라를 명단에서 제외해 관심을 끌었다. 첼시의 코스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이브라히모비치 등 주로 잉글랜드 참가팀에서 눈에 띄는 사례가 나왔다.

토트넘이 공격수 얀센, 윙어 라멜라를 제외한 가장 큰 이유는 명단 관련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UCL에 참가하는 팀은 최대 25명으로 구성된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이 명단에는 구단에서 육성한 선수와 해당 축구협회 소속팀에서 육성한 선수를 합쳐 총 8명이 포함돼야 한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대니 로즈를 직접 키웠다. 키에런 트리피어, 델리 알리는 잉글랜드 팀에서 성장했다. 나머지 네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두 명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에릭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적이지만 포르투갈에서 축구를 배웠다. 벤 데이비스가 성장한 스완지시티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팀이지만 잉글랜드가 아닌 웨일스 축구협회 소속이다.

네 자리를 채우지 못한 만큼 전체 명단에서 4명이 빠졌다. 토트넘은 21명으로 구성된 명단을 제출했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얀센의 제외는 뜻밖이다. 토트넘은 이적시장 마지막 날 페르난도 요렌테를 영입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지난 시즌 내내 부진한 얀센이 아니라 확실한 제공권을 가진 요렌테였다. 얀센을 포함시키느니 조르주케빈 은쿠두 등 수비자원을 보강하는 편을 택했다. 라멜라는 부상으로 이탈해 있어 명단 제외를 납득하기 쉽다.

UCL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도 21세 이하, 소속팀에서 2년 이상 등록돼 있었다면 얼마든지 추가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제출된 선수 명단이 A 리스트, 제출 없이 뛸 수 있는 선수들이 B 리스트로 분류된다. 토트넘은 해리 윙크스, 카일 워커피터스 등 B 리스트로 분류되는 유망주들이 많다. 실제로 21명만 가지고 UCL을 소화할 리는 없다.

코스타의 경우 구단과의 불화가 명단에서 제외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코스타는 지난 시즌부터 첼시를 떠나려 시도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번 명단 제외는 뜻밖이다. 브라질에서 훈련하고 있던 코스타에게 첼시가 ‘팀에 합류하라’고 지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첼시는 시즌 초반부터 선수 숫자가 부족해 고생하고 있다. 코스타와의 관계를 잘 풀고 전력에 활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첼시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코스타의 몸값을 잘 받기 위해 명단에서 뺐다는 분석도 있다. UCL에 참가하는 선수는 한 시즌에 두 개 팀에서 뛸 수 없다. ‘컵 타이’ 규정이다. 코스타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이 유력하다. 후반기 UCL을 소화할 수 없다면 아틀레티코 측이 영입을 꺼리거나, 이적료를 낮출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뜻밖에 포함된 선수들도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시즌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맨유와 재계약에 실패한 선수였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랐고, 맨유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재입단시켰다. 여전히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UCL 명단에 포함됐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명단 포함도 UCL 규정과 관련이 있다. 맨유는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등 주전급 공격 자원들이 B 리스트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A 리스트의 남는 자리를 이브라히모비치에게 할당할 수 있었다. 래시포드가 21세 넘는 선수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리버풀은 8월 내내 팀을 흔들었던 이적 파동을 뒤로하고 필리페 쿠티뉴를 UCL 명단에 등록했다. 최소한 이번 시즌엔 전력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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