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는 영입이나 다름없는 복귀 선수를 기다리고 있다. 약 한달 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올 윙어 한교원이다.

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8라운드 경기에서 전북이 FC서울에 1-2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고 있을 때, 사전 인터뷰까지 마치고 혼자 남겨진 최 감독에게 검은 색 티셔츠를 입은 청년이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한교원이었다.

한교원은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관련법에 따라 6개월 공익근무로 병역을 이행 중이다. 지난 1월 26일 입대해 7월 25일 소집해제한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이적(알자지라), 로페즈의 부상, 한교원의 입대로 갑자기 윙어 포지션이 휑하게 비었다. 서울전에서 로페즈가 회복 후 첫 선발 경기를 치렀다. 한교원까지 복귀하면 다시 K리그 최강 윙어진을 갖게 된다.

최 감독은 아픈 데는 없냐고 물어본 뒤 “두 번을 말렸는데도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 병역 잘 마무리했으니 빨리 돌아와라. 갑자기 힘이 생겼다”라며 웃었다. 연락 한 번 없다가 이제야 나타났다는 최 감독의 농담에, 한교원은 “스승의 날에 전화 드렸는데 안 받으셨다”고 해명했다.

한교원은 K3리그 화성FC에서 공익근무요원 겸 선수로 활약 중이다. 같은 팀에 K리거 고광민, 구본상 등이 있다. 짧은 군복무 기간 중 전북 경기 현장을 찾은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보러 온 건 처음이다. 경기 장소가 서울이라 응원하러 왔다. (고)광민이 형과 함께 오게 돼서 경기장을 찾았다. 갑자기 저녁 사주기로 내기했다. 비기면 광민이 형이 연장자니까 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밖에서 본 전북은 안에서 보는 것만큼 강하다. “전북이라서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늘 1등이다. 전북에 소속돼 있다는 자부심이 밖에서도 느껴진다. 밖에서 봐도 잘한다. 많은 선수가 나가고 들어와서 걱정도 많았는데 1등을 달리고 있다. 연패를 당하지도 않는다.”

한교원의 포지션인 윙어는 비어 있다. 최 감독은 측면 공격이 아쉬울 때마다 한교원을 거론한다. 한교원도 인터뷰를 봤다며 “기분 좋다. 감독님이 저에게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보답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측면에서 아무런 경쟁 없이 주전을 차지할 거라는 낙관은 없다. 임시로 윙어를 소화하는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성이도 (이)승기 형도 측면에서 정말 잘 해주고 있다. 긴장 많이 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K3 선수로 복무하는 삶은 바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익 업무를 본 뒤 8시부터 팀 훈련을 시작해 9시 반 정도에 마친다. 씻고 자야 다음날 근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근력운동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한다. 주말엔 K3리그 경기가 있다.

축구 선수가 아닌 사회생활은 첫 경험이다. 한교원은 일상의 냉혹함을 조금이나마 체험하고 있다. “내가 누군지 잘 모르신다. 선수 생활할 땐 몰랐는데, 밖에서 이런저런 경험 해보니까 밖은 차갑더라. 진흥체육과에서 회사 생활을 배워보고 있다. 팀원들과 생활하며 많은 걸 느낀다.”

화성은 K3 어드밴스드(4부) 4위를 달리고 있다. 한교원은 가장 최근인 1일 경기에서도 골을 넣는 등 활약 중이다. 한교원은 몸 상태에 별 문제가 없다며 “화성에서 코칭 스태프들이 신경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다. 김성남 감독님도 계속 몸 어떤지 물어보고 체크해 주신다”고 말했다.

한교원은 전북 경기를 직접 보며 소집해제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계속 K3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리그 수준이 다르다. 한교원은 “클래식에서 뛰려면 빠른 속도에 적응해야 한다. 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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