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경험도 중요하지만, 다른 조건도 중요하다고 본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겠다”

 

김호곤 신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전임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언급한 조건과 거리를 뒀다.

 

김 위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 취임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가 위기다. 누군가는 (이 일을) 맡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지난 목요일에 정몽규 회장이 일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오늘(26일) 아침에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는 김 위원장은 부르튼 입술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선임 기준은 이 전 이원장과는 조금 달랐다. 이 전 위원장과 같이 국내 지도자가 더 낫다고 했지만, 경험뿐 아니라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러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이 위원장은 “다른 조건도 다 중요하다”라며 “후보군은 열려 있다”라고 했다.

 

“그 동안 거뒀던 성적, 경험 그리고 전술 능력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능력은 소통이다.”

 

김 위원장은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맡은 지도자는 선수들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지도자가 낫다고 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대표팀은 클럽과 다르다. 가장 잘하는 선수를 뽑아 놓은 팀이다. 선수들과 대화를 하며 장점을 높이고 단점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다.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소통 능력을 강조하는 게 젊은 감독을 염두에 뒀기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김 위원장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감독 나이에 따라 소통 능력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그럼 경험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럼 내가 하지 않겠나”라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신임 감독 계약기간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에 선임하는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맡는 게 낫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은 “고민해보겠다”라며 “개별 후보자와 만나서 협상을 해보겠다. 지금은 뭐라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임은 신임 감독에게 일임한다. 김 위원장은 “코치진은 새로운 감독이 바라는대로 해줄 것이다. 감독이 일을 함께할 사람을 선택하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기술위원 임명과 기술위원회 소집은 되도록 빨리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시가 급하다. 23세 대회도 있다”라며 “날짜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번 주 안으로 기술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주에 기술위원회를 열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만, 유임시킬 위원은 유임시키겠다. 연속성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토론한 결과를 토대로 정 회장에게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그는 “정 회장이 우리가 추천한 후보를 존중해줄 것이다. 되도록 빨리 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감독을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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