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리오 만주키치와 자미 케디라는 이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경험이 있지만 한물 간 것처럼 인식돼 온 선수다. 돌아온 결승전에서 둘 다 맹활약했지만, 활약은 45분 만에 그쳤다. 유벤투스의 패배와 함께 두 선수의 분전도 의미가 퇴색됐다.

4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16/2017 UCL 결승을 치른 유벤투스가 레알마드리드에 1-4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만주키치와 케디라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전 유벤투스가 선전했고, 방점을 찍은 선수가 만주키치였다. 만주키치는 전반 27분 아름다운 과정과 묘기에 가까운 마무리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알렉스 산드루의 크로스를 곤살로 이과인이 재빠른 공중 볼 리프팅으로 건네줬다. 만주키치는 가슴 트래핑 후 골대를 거의 등지고 바이시클킥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유벤투스가 승리했다면 ‘인생골’이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만주키치는 정평이 난 팀 플레이와 연계 플레이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반전 유벤투스 공격을 이끌다시피 했다. 크고 건장한 만주키치가 2선으로 내려가 연계 플레이를 하면 레알 선수들이 막기 힘들었다. 만주키치는 높고 난해한 패스가 오더라도 수비수를 등진 채 재빠른 원터치 패스로 동료에게 연결했다. 수비 상황에선 유벤투스 골문 앞까지 후퇴할 정도로 열심히 수비했다.

그러나 전반 막판 다니 카르바할의 두 차례 태클에 좌우 발목을 번갈아 가격당한 뒤 에너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후반전 만주키치는 헌신적인 수비가담으로 몇 차례 눈에 띄었을뿐, 팀 공격이 전반적으로 붕괴된 상태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전반만 보면 ‘만년 조연’ 만주키치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경기였지만 후반전 양상은 딴판이었다.

만주키치와 함께 자미 케디라도 재평가 기회를 잡은 경기였다. 약 2년 전 레알에서 계약만료로 방출됐던 케디라는 옛 동료들과 맞붙은 경기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뛰어난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기민하게 공을 주고 받으며 탈압박도 능숙하게 수행했다. 자신을 레알에서 밀어낸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에 비해 전반전 경기 기여도는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에 무너진 건 케디라도 마찬가지였다.

만주키치와 케디라는 30대 나이에 유벤투스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에 가까운 활약을 해 왔다. 각각 바이에른뮌헨과 레알에서 UCL 우승까지 경험한 뒤 하락세만 남은 것처럼 보였지만,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전술에 잘 녹아들며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다만 마지막 경기 패배가 뼈아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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