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다니 아우베스는 이미 오른쪽 윙백의 역사를 통틀어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다. 이번 시즌은 아우베스의 찬란한 축구 경력 중에서도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을 가진 유벤투스는 AS모나코를 2-1로 꺾었다.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유벤투스는 모나코 돌풍을 4강에서 끝내고 결승에 진출했다.

유벤투스는 앞선 1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딱히 경기를 장악하지 못한 가운데 점수상 완승을 거뒀다. 슛 횟수는 15대 11로 근소한 우위에 그쳤다. 포메이션을 3-4-1-2에 가깝게 바꾸고 스리백 맞불을 놓은 모나코는 지난 1차전보다 한결 효율을 높였다. 그러나 실리를 챙긴 건 이번에도 유벤투스였다.

두 차례 골장면을 통해 결정적인 실리를 책임진 선수가 아우베스였다. 전반 33분 정교한 크로스로 마리오 만주키치의 골을 만들어 줬다.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가 선방한 공을 재차 밀어넣었기 때문에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결정적인 패스를 한 건 아우베스였다.

전반 44분 직접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밖을 어슬렁거리던 아우베스는 수바시치가 펀칭한 공을 깔끔한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슛은 정확하게 골문 구석에 꽂혔다.

아우베스의 경기 영향력은 이번에도 두 팀 선수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었다. 결정적인 패스(키 패스)를 유벤투스 선수 중 가장 많은 3회 시도했다. 볼 터치 횟수가 74회, 총 패스 횟수가 45회, 크로스 성공 2회, 태클 6회로 모두 팀내 최다였다. 패스 성공률은 91.1%로 높았다.

아우베스는 이번 UCL에서 측면 수비수로서 3골 4도움을 올리는 영웅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UCL에서 911분 동안 뛰며 남긴 기록이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1231분 뛰며 남긴 2골 2도움보다 높다.

특히 토너먼트에 강하다. 16강 포르투전에서 1골을 넣었고, 8강에서 아우베스의 ‘친정’인 바르셀로나를 꺾을 때 맹활약했다. 4강에서 활약이 정점에 달했다. 4강 1차전에서도 모나코를 상대로 2도움을 올리며 팀의 두 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모나코를 물리친 유벤투스의 4골 모두 아우베스의 킥과 판단력이 아니었다면 존재하기 힘들었다.

아우베스는 모나코를 꺾은 뒤 ‘메디아셋’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를 도왔다는 것이다. 골이든 도움이든. 난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아니다. 행복하긴 하지만 어시스트를 골보다 좋아한다”며 스스로 빛나기보다 동료를 돕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했다.

남은 건 우승이다. 아우베스는 바르셀로나에서 역대 최고 측면 수비수로 남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유벤투스로 떠났고, 33세 나이에 또 UCL 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세 번 승리했던 경기다. 아우베스는 단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이적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증명하게 된다. 동료들에게 편승해서 거둔 우승이 아니라 자신의 두 발로 직접 일군 우승이 되는 셈이다. 아우베스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순간이다. 다들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아직 이룬 건 아무것도 없다. 결승에서 이긴다면 그제야 행복할 것이다”라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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