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올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던 K리그 팀 중 조별리그에서 3팀이 탈락했고, 제주유나이티드만 남았다. 최근 보기 힘들었던 부진한 성적이다.
9일 아시아 각지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개조 최종전 결과 제주유나이티드가 16강에 진출했고, 수원삼성이 탈락했다.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H조 최종전을 가진 제주는 감바오사카(일본를 2-0으로 꺾고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전반 29분 마르셀로의 허를 찌른 패스가 정운의 선제골로 이어졌고, 후반 21분 황일수가 폭발적인 역습을 직접 골로 마무리했다. 제주의 성적은 3승 1무 2패다.
동시에 열린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호주)와 장쑤쑤닝(중국)의 대결에서는 장쑤가 이겼다. 애들레이드 원정을 떠난 장쑤의 2진급 선수들은 후반 36분 지시앙의 선제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장쑤는 중국슈퍼리그에서 최하위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ACL 조별리그는 5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감바의 오재석과 애들레이드의 김재성은 조별리그로 이번 ACL을 마쳤다.
G조의 수원삼성은 광저우헝다(중국) 원정에서 승리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최종전을 맞이했다. 수원은 전반 9분 장호익의 어시스트를 받은 염기훈의 골로 앞서나가며 자력 16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탈락하는 광저우 입장에서도 간절한 경기였다. 전반 17분과 후반 23분 브라질 출신 공격수 히카르두 굴라트가 두 골을 넣었다. 수원이 후반 35분 김종우의 골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2-2로 경기가 끝났다.
같은 시간 가와사키프론탈레는 이변 없이 이스턴스포츠클럽을 4-0으로 대파했다. 여성 감독 찬유엔팅이 지휘해 관심을 모았던 이스턴은 압도적인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무 5패로 아시아 무대 도전을 마무리했다. G조 최종 순위는 광저우, 가와사키, 수원, 이스턴 순이다.
이로써 K리그 팀 중 ACL에서 살아남은 건 제주뿐이다. E조의 울산현대와 F조의 FC서울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탈락이 확정된 상태다. 지금 같은 32팀 본선 체계가 잡힌 2009년 이후 K리그가 거둔 최악의 조별리그 성적이다. 2010년, 2015년에는 4팀이 모두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등 K리그는 조별리그에서 가장 강한 리그 중 하나였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제주가 K리그 자존심을 살렸다고 생각한다. 안주하지 않고 K리그가 아시아 최고라는 걸 보여주고 우리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말로 '한국 대표'의 책임감을 밝혔다.
동아시아의 모든 16강 진출팀이 결정된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리그는 중국슈퍼리그다. 중국 구단은 본선에 오른 3팀 모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 J리그는 4팀 중 감바를 제외한 3팀이 생존을 확정한 상태다. 태국의 무앙통유나이티드도 16강행이 확정돼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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