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르셀로나는 네 골 차 패배를 뒤집고 올라왔다. 세 골 차도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번 역전은 지난번보다 더 힘들어 보인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노우에서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갖는다.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유벤투스가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바르셀로나 측이 기대를 버릴 수 없는 건 16강에서 더 큰 점수 차도 뒤집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16강 1차전 파리생제르맹(PSG) 원정에서 0-4로 대패했다. 홈에서 맞은 2차전은 포메이션부터 완벽하게 바꾸고 승부수를 띄웠다. 치명적인 원정 골까지 PSG에 내줬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무려 6골을 퍼부으며 원정 골 우선 원칙을 극복했다. 2차전을 6-1로 승리한 바르셀로나는 합계 전적 6-5로 8강에 진출했다.

지난 12일 열린 8강 1차전은 16강 양상의 반복이었다.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가 파울로 디발라의 2골과 조르조 키엘리니의 쐐기골까지 총 3골을 몰아쳐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점수차는 PSG전 당시보다 적지만, 바르셀로나가 쓸 수 있는 카드를 이미 소진해버렸다는 점이 문제다. 바르셀로나는 PSG와 1차전을 치를 때 예측 가능한 4-3-3 포메이션을 썼다. 대승이 필요한 2차전에서는 3-4-3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웅크린 상대를 다양한 루트로 공략하기 적절한 전략이었고, 1차전에서 탄탄해 보였던 PSG 수비는 6번이나 뚫렸다.

반면 유벤투스를 상대로는 1차전부터 3-4-3으로 경기에 나섰으나 소용이 없었다. 유벤투스는 바르셀로나의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성공적으로 제어했다. 바르셀로나의 스리백은 풀백의 공격 지원이 없다는 단점만 부각됐고, 측면에 고립된 네이마르는 평소만큼 돌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4-3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인 하피냐 알칸타라의 부상 공백도 큰 타격이다. 반월판 부상으로 빠진 하피냐는 바르셀로나식 3-4-3의 측면 미드필더를 맡아 측면과 중앙을 아우르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난해한 역할을 잘 소화해 왔다. 하피냐의 대안은 세르지 로베르토다. 세르지 역시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이 포메이션에 어울리는 기술적인 선수는 아니다.

바르셀로나가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요인도 있다. 홈 절대강세가 여전하다는 점이 첫 번째다. 바르셀로나는 각 대회를 통틀어 최근 15차례 홈 경기에서 14승 1무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실점이 많다는 단점은 있지만 최근 6차례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모두 3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가장 마지막 홈 경기였던 16일 레알소시에다드전에서 3-2로 간신히 승리했다는 점은 불안하다.

1차전에서 빠졌던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복귀도 긍정적인 요소다. 홈에서 총공세를 펴야 하는 바르셀로나는 공격 방향을 현명하게 결정하는 부스케츠가 후방에 있을 때 효율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이 자리를 소화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다른 대안인 안드레 고메스 모두 부스케츠에 비하면 아쉽다. 대신 마스체라노는 결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골은 넣지 못했지만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창출했던 리오넬 메시가 홈에서 보일 득점력도 기대 요소다. 메시는 최근 홈 7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올렸다.

유벤투스도 바르셀로나전은 고비다. 1군에 공격자원이 단 4명 남은 가운데 전원을 선발 라인업에 투입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전에서 체력 문제가 없어야 하고, 한 명이라도 부상으로 일찍 빠지지 않아야 한다. 지난 15일 페스카라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디발라는 정상 컨디션으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전망이다. 유벤투스는 일찍 실점을 허용할 경우 공격을 강화할 방법이 마뜩치 않다는 것도 잠재적인 불안 요소다. 다만 바르셀로나가 3골차를 따라잡았을 때의 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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