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앤트워프(벨기에)] 임진규 통신원= 이승우가 신트트라위던 첫 정규 시즌에서 단 4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이끌어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 전역을 강타하며 축구 리그도 전면 중단되었다. 19일(현지시간) 벨기에축구협회는 리그 중단 기한을 4월 3일에서 5월 1일로 연장했다. 5월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대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도 고려중이다.

이승우는 최근 3경기 연속 출전을 하던 상승세가 끊겨 버렸다. 소속팀 신트트라위던은 리그 6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1’ 진출권을 따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2’를 준비하는 팀들은 사실상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시즌 농사를 마무리 한 신트트라위던은 결실을 평가받을 시간이 왔다. 현지 매체(부트발 벨기에)는 이번 시즌 신트트라위던의 전체적인 시즌 평을 내렸다. 이승우에 대한 개인 평도 포함됐다. 

일본의 DMM 기업이 팀을 인수한 뒤 두 번째 시즌이다. 인수 당시 다테이시 다카유키 CEO의 포부는 3년 이내 플레이오프 1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구단을 인수한 첫 시즌인 지난 2018/19시즌 정규리그 7위를 기록하며 6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1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신트트라위던의 전력을 감안하면 돌풍을 일으켰던 시즌이었고 현지 매체도 신트트라위던의 선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야망과 기대와는 크게 멀어졌다. 정규리그 12위로 퇴보한 모습을 보여줬고 현지 언론에서도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이번 시즌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건 구단주의 무리한 아시아 마케팅이다.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에 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격수는 과포화 상태였고 수비진은 부족했다. 시즌 중에도 아시아 시장 마케팅을 중시하던 다테이시 CEO와 선수단을 꾸리는 것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마르크 브레이스 전 감독 사이 알력 싸움이 벌어졌다. 이승우는 갈등의 희생양이었다. 결국 브레이스 전 감독은 불화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지난 시즌처럼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를 발굴하지도 못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프랑프푸르크에서 임대 영입했던 스트라이커 일본 국적의 가마다 다이치는 36경기에서 16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그리고 4백 라인의 핵심이었던 중앙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는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았고, 시즌 종료 후 이탈리아세리에A 볼로냐로 이적했다.

이번 시즌 영입된 선수 중 이승우는 단 4경기 출장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인 이승우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이다. 신트트라위던에서 주전으로 활약해도 손색이 없다"라는 평가다. 동시에 "바르셀로나 유소년 출신이라고 벨기에 리그에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본인의 가치는 이곳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일침도 있었다. 

이런 지적은 이승우 이전에도 빅 클럽 유소년 출신들이 벨기에 리그에서 많이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만 봐도 인테르밀란에서 신트 트라위던으로 임대 온 판쿤도 콜리디오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팀 내 최다 득점자였던 코트디부아르 대표 요한 볼리가 시즌 도중 알라얀(카타르)으로 이적했다. 이후 콜리디오가 주전으로 기용됐지만 기복이 심했다. 시즌 막판 이승우가 스즈키의 투톱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콜리디오의 부진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실패 사례로는 ‘베트남 메시’로 소개되던 응우옌 콩푸엉이 꼽혔다. 콩푸엉은 이번 시즌 단 한 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 2라운드 벨기에 최강 클럽브뤼헤를 상대로 약 20분 동안 뛰었으나 금새 한계를 드러냈고, 시즌 도중 방출돼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이 기사는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는 영국계 호주인 케빈 머스캣 감독을 소개했다. 머스캣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호주의 멜버른빅토리를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유럽 무대 도전을 앞두고 있다. 선수 시절 크리스털팰리스, 울버햄턴원더러스 등 잉글랜드 구단에서 뛰었기 때문에 유럽이 낯설지 않다.

신트트라위던이 머스캣 감독을 내정한 건 아시아 축구와 유럽 축구를 모두 잘 이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시아 시장 마케팅과 유럽 축구 스타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캣 선임은 다음 시즌에도 신트트라위던이 아시아권 선수들을 영입하고 중용할 거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현지 매체는 신트트라위던의 이번 시즌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플레이오프 1 진출이라는 구단의 매력적인 프로젝트 역시 계속해서 지켜볼 가치는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벨기에 2부 수준인 홈경기 평균 관중 약 4,000명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3년 이내 플레이오프 1 진출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다음 시즌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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