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시아 최고 유망주 공격수로 떠오른 지 4년 반이 지나, 한광성은 첫 아시안컵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퇴장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위치한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2019 UAE 아시안컵 E조 첫 경기를 가진 사우디아라비아가 북한을 4-0으로 꺾었다. 20세 한광성은 북한의 최연소 선발 멤버로서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았다.
한광성이 아시아 무대에서 화제를 모았던 첫 대회는 2014년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이었다. 이때 한광성은 결승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득점하는 등 북한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팬들이 ‘코리안 메시’ 이승우에 빗대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을 붙인 계기였다.
최근에는 북한이 배출한 빅 리그 선수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7년 칼리아리 소속으로 이탈리아세리에A 데뷔골을 넣었다. 2017/2018시즌 세리에B 페루자에서 시즌 7골을 넣으며 한 번 더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페루자에 다시 임대된 뒤로는 전반기 4경기 선발, 1경기 교체 출장하는 동안 골을 넣지 못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번에도 엘라스베로나 소속 이승우와 같은 리그에서 뛰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A대표팀에서 딱히 모습을 보인 적 없는 한광성이기에 아시안컵 데뷔전은 실력을 확인할 기회였다. 그러나 한광성은 자신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도 전에 대회를 망쳤다. 전반 44분 후세인 알모카휘에게 거친 반칙을 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전반전 동안 한광성이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북한은 퇴장으로 인한 공백이 더 컸다. 한광성이 공격의 중심은 아니었다. 북한은 한광성보다 정일관을 이용해 역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있었다. 전반 12분 몸으로 상대 수비를 이겨내며 드리블하는 청소년 대표 시절의 모습이 나왔지만 패스가 부정확했다. 전반 35분 노마크 상태에서 날린 헤딩슛이 골대를 빗나간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한광성이 일찍 빠지면서, 북한 공격진은 익숙한 기존 멤버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 28세 리용직, 27세 정일관과 박광룡이었다.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뛰어 온 박광룡, 일본 도쿄베르디에서 뛰는 리용직 등 최근 북한의 핵심 멤버로 활약한 선수들이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큰 대회에 도전하려면 기존보다 더 강한 전력이 필요했다.
한광성은 북한이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변수, 즉 ‘X 팩터’였다. 그러나 한광성의 의외성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2014 AFC U-16 챔피언십을 통해 황금 세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선수들 중 이번 대회에 참가한 건 한광성과 최성혁 둘뿐이다. 2017년 페루자에 입단하며 한광성과 나란히 이탈리아 무대에 진출했던 최성혁은 최근 아레초에서 뛰며 세리에C(3부)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우디전에서도 최성혁은 투입되지 않았다.
E조 1차전 중 카타르와 레바논의 경기(10일)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이미 3골 차 패배를 당한 북한이 조 최하위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사우디에 비해 전력차가 적은 레바논, 카타르를 상대로 1승 이상 거둔다면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러나 신예 한광성의 공백은 다음 경기인 카타르전(13일) 승률까지 떨어뜨리고 말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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