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고 싶습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2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 전 승점을 얻어 잔류를 확정 짓고 싶다고 했었다. 그 바람은 틀어졌다. 서울은 인천에 0-1로 패했다. 9위는 유지했지만 상주상무와 하는 최종전에서 패하면 승강플레이오프에 갈 수도 있다.
서울이 올 시즌 사상 최초로 강등 위협 앞에 선 가장 큰 이유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 전임 황선홍 감독이 선수 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주축 선수들이 큰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우리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아’라는 안일함이 있었다.
사실 이 안일함은 구단이 먼저 보여줬다. 황 감독이 자진사임한 이후에 위기임을 인식하고도 감독이 아닌 감독대행을 세웠다. 서울은 감독 선임을 위한 임시조치가 아니라 한 시즌을 이을용 대행으로 가겠다고 했다. 서울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 못하고 5위에 그쳤었다. 팀이 조금씩 내려 앉고 있는 것을 자신들만 모르고 있었다.
이 대행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 대행은 이제 시작하는 지도자다. 서울이라는 큰 팀을 위기에서 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서울은 “서울을 가장 잘 안다”라는 그럴듯하지만 뻔한 이유를 언급했었다. 결과적으로 이 대행은 서울은 상위스플릿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결국 10월에 이재하 단장이 사임했고, 신임 강명원 단장은 최용수 감독을 다시 호출했다.
구단이 여유를 부릴 때 선수들도 보조를 맞췄다. 서울은 최 감독이 부임하기 이전까지 단 7승밖에 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은 절박함을 보여주지 않았다. ‘우리가 서울’이라는 자부심만 있고 그에 맞는 실력과 의지는 없었다. 서울에서만 10년 넘게 뛴 주장 고요한이 선수들을 향해 쓴 소리를 계속 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일단 선수들 전부 다 차려야 할 것 같다.” (7월 28일, 경남에 패한 뒤)
“우리는 플레이오프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막상 (어려운) 현실을 맞닥뜨리니, 더 현실을 생각하며 집중해야 할 것 같다.” (11월 24일, 인천에 패한 뒤)
최 감독이 10월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서울은 9위였다. 최 감독은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무기인 장악력을 통해 선수단을 예전보다 단단하게 모았다. 그것만으로는 빠르게 내려 앉고 있는 서울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기는 어려웠다. 서울은 승점 1점만 얻으면 모든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던 인천전에서도 무뎠다. 비슷한 상황에서도 인천이 더 큰 절박함을 보였다.
서울은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상주에 패하지 않아야 한다. 서울과 상주는 다득점에서도 동률(40골)이기 때문에 만약에 상주가 서울을 잡고, 인천이 전남과 비기기만해도 서울은 11위가 된다. 서울은 남은 일주일 동안 올 시즌 내내 보이지 못했던 절실함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도 우리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은 팀을 가라앉게 만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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