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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남기일 성남 감독 “첫 해 준우승, 기대 이상이냐고요? 예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11.27 12:10

[풋볼리스트=성남] 김정용 기자= “승격할 준비가 되기도 전에 승격했네요. 그래서 더 바빠요.”

성남FC는 2018 K리그2에서 준우승하며 자동 승격(우승팀 아산무궁화 승격 자격 없음)했다. 올해 남기일 감독을 선임하면서 세운 목표는 2부 리그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고, 3년에 걸쳐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 감독과 성남의 젊은 선수들은 첫 해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준비도 안 됐는데 우승했다’는 말은 즐거운 투정이다.

남 감독도 동의한다. 올해 준우승은 기대 이상의 성과인지 묻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했다. 지난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남 감독과 가진 ‘예/아니오 인터뷰’를 아래 싣는다. 남 감독은 생각보다 예산이 더 부족한 상황에서 함께 노력해 준 구단과 지자체에 고마움을 밝혔고, 연예인 별명이 난무하는 성남에서 자신도 김종국이라고 불리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이야기했다.

 

1. 성남에 오면서 이제 이적료 좀 써 보나 했는데, 사실은 광주FC 때보다 더 아껴 써야 했다?

예스.

처음에는 쓸 수 있는 돈이 아예 없었죠. 예산 삭감 때문에요. 그래도 시즌을 진행하면서 좀 늘었어요. 구단에서 신경 써 주신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광주 시절보다 오히려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러나 올해 초 선수단 구성하는 단계에서는 머리가 아팠죠.

(승격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 확충이 불투명한데) 1부로 올라가니까 많아졌죠.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은 아니에요. 그러나 그걸 바랄 수 없는 게 시민구단 감독의 애로사항이죠. 지자체에서 무리한 예산을 편성해줄 순 없으니까요. 정치적인 게 걸리면서 스폰서가 잘 들어오지 않는 상황도 이해하고요. 외부에서 무리한 선수를 영입할 생각은 없어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늘 구단과 조율하며 선수를 수급해야 한다고 생각행. 영입은 해야 하지만 정해진 만큼 할 생각입니다.

(이적료 확보를 위해 윤영선 등 유명 선수가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 윤영선 선수 이적설이요? 저도 다른 팀으로 간다는 이적설이 있던데요. (웃음) 선수들 대부분이 성남에 남고 싶어 하고, 윤영선 선수도 구단에 애착이 있어요. 특히 수비수들은 오래 뛰어 온 선수들끼리 뭉치는 분위기가 있고요. 팬들도 선수 이탈을 원하지 않죠. 그러나 저희가 선수를 영입하려면 다른 구단에 뭔가를 줄 수밖에 없는 게 축구계에선 어쩔 수 없는 점이죠. 우리 팀에도, 상대 팀에도 모두 이득이 되는 딜을 생각해내야겠죠. 지금은 이렇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2. 올해 성적은 내가 봐도 기대 이상이다?

예스.

예상보다 엄청 높죠.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처음 성남에서 감독 자리를 제의하면서 ‘믿고 기다리겠다, 리빌딩 해 달라’고 해서 제가 흔쾌히 허락한 거예요. 선수들 성장에 목적을 뒀는데, 그 성장이 당겨졌던 것 같아요. 급성장을 해준 거죠. 그래서 준우승이라는 굉장히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어요. 준우승으로 승격한 건 외부 요인 덕분이지만.

(우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 개막 후 11경기 무패(7승 4무)를 했고 그 뒤로도 늘 상위권에서 1, 2위를 다퉜으니까 가능성은 늘 생각했죠. 사실 욕심은 없었어요. 그런데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진 거죠. 구단에서도 승격 기회가 왔다고 인식하면서 조금 압박이 오기 시작했어요. 성남시에서도 지금 올라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시더라고요. 그때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여기까지 오게 됐죠.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고 자신감을 채워 준 방법은) 어느 순간,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받는다고 느꼈어요. 승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졌죠. 저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잘 하고 있으니까 이런 압박이 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해줬던 것 같아요. 못 하면 받을 필요 없는 스트레스잖아요. 그리고 선수들이 올해 내내, 훈련 때마다 항상 외치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어요. 제가 성남에 오자마자 이 구호를 도입했죠. 지난 시즌에는 성남이 하나라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저는 우리 팀 모두가 하나라고 생각하고 훈련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말의 힘을 믿어요. 그 말이 우리를 여기까지 끌어당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3. 솔직히 골잡이가 한 명만 있으면 좋았을 텐데, 없어서 힘들었다?

(성남의 최다득점자는 10골을 넣은 정성민이다. 두 번째로 다득점한 선수는 7골 2도움을 기록한 에델이다)

노.

그거야 모든 팀의 숙제예요. 한 방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죠. 그러나 모든 팀이 그런 선수를 가질 수 있을까요? K리그1에는 말컹, 제리치 등이 있지만 시민구단이 그런 선수를 갖는 건 굉장히 어려워요.

정성민은 오히려 생각보다 못했다고 생각해요. 더 잘해줄 수 있는 선수니까요. 처음 성남을 맡으면서 득점을 해 줄 선수로 영입했죠. 정성민의 골로 상승세가 시작됐어요. 부상만 없었으면 더 많은 골을 넣었을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득점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요. 제가 그런 팀을 원해요. 다양한 선수가 골을 넣어야 팀 분이기가 올라가니까요. 오히려 만족해요.

 

4. 내가 키운 내새끼들이 많아서 든든하다?

(성남은 입단테스트를 거친 신인 최병찬 등 신예급 선수들을 적극 기용했다)

예스.

제가 키워서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같이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냈잖아요. 어린 선수들이 특히 두각을 보인 비결? 저는 모든 선수들에게 한 경기 이상은 뛰게 해 줬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온 김소웅, 박태준 선수는 물론이고 최병찬, 김재봉 등 어린 선수들이 자기 몫을 충분히 해 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성장한 선수라면 최병찬. 동계훈련 때부터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100%를 발휘했어요. 처음에는 대학 티를 벗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격을 보여줬고, 가회를 유감없이 살렸죠. 연승 행진 때 기여도가 높았어요. 특히 부천전(부천 상대로 2경기 출장, 3골, 전승)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참고 경기장에서 쏟아낸 열정이 흐뭇했어요.

 

5. 내년 선수단을 구상하려니 벌써부터 내보낼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이 앞선다?

예스.

해마다 어쩔 수 없죠. 그게 프로의 생리잖아요. 나가는 선수가 있어야 들어오는 거고, 들어오는 선수가 있으면 나가는 선수도 있어야죠. 제가 팀을 위해서 이적을 추진할 때도 있지만 각 선수가 자기 미래를 보고 (이적을 추진)하는 부분도 있으니 제가 감수해야 되고. 내보내는 선수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건 감독이 안고 가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현재 선수단 중심으로 K리그1에서 경쟁 가능한지) 아직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어요. 기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에요. 승격을 시킨 선수들이 기호를 잡아야죠. K리그1에서 뛰고 싶은 간절한 열망이 승격의 원동력이었으니 그걸 도와줘야 해요. 다만 요소마다 꼭 필요한 포지션은 보강이 있어야겠죠. 우리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해요.

 

6. 좋은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는 건 여전히 어렵다?

(남 감독은 광주 감독 때부터 뛰어난 왼국인 선수들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성남에서 무랄랴와 오르슐리치가 전반기를 마치고 떠났다. 시즌 막판에는 에델, 본즈 두 명이 남았다)

예스.

외국인 선수가 한국 리그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아요. 모든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다 똑같이 이야기해요. ‘여기는 어려운 리그다. 많이 뛰어야 하고, 공의 스피드가 빠르고, 선수들이 거칠고, 전술적으로 해야 하는 게 많고, 한국 문화도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아까 말한 것처럼 한 방 할 수 있는 선수가 어느 팀이나 필요한데, 그런 선수는 성남뿐 아니라 이번 K리그2에 없었죠. 그래서 항상 순위표가 바뀌었고 누가 이길지 몰랐던 거예요. 즉 변수가 많았던 해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우리는 한국 선수 위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첫 번째 이유가 예산이죠. 그리고 무랄랴는 시즌 중 더 좋은 오퍼가 있어 떠났어요. 여름에 데려오려는 스트라이커가 있었는데 영입 후 적응에 2, 3개월 걸릴 것 같아서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죠. 내년에는 외국인 구성에 변화를 주고 싶어요.

 

7. 서보민에게 주장 완장을 준 건 신의 한 수였다?

(서보민은 성남으로 이적한 첫해 주장을 맡았고, 측면 수비수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도 개인 최다인 5골을 기록했다)

노.

완장을 제가 준 게 아니니까요. 선수들이 원해서 주장으로 선출됐거든요. 서보민이 주장이었던 건 신의 한 수가 맞고요.

전 성남에 원래 있던 선수를 주장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선수단 대부분이 바뀐 상황이었고, 고심을 했죠. 서보민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원했어요. 팀에 대한 헌신이 남다른 선수예요.

(원래 윙어인 서보민이 윙백으로 뛴 건 희생이라고 볼 수 있는지) 제가 쓰는 전술에 맞춰 역할을 준 건 맞아요. 원래 4-3-3 포메이션에서 공격을 맡았죠. 그런데 우리 수비수들이 너무 좋아서 스리백을 도입했어요. 스리백 또는 파이브백은 제가 올해 처음 해 봤어요. 선수들에 맞춰서 전술을 짜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경기를 지배할 방법을 찾았는데, 그 중 하나가 서보민의 윙백 배치였어요. 공격도 잘 하고 수비도 잘 하니까 파이브백에서 사이드를 맡으면 시너지 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했죠. 처음 구상할 때는 아니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이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맡겨야 했어요. 서보민을 위한 자리예요.

이유? 서보민은 플레이가 ‘굵어요.’ 롱 스로인을 할 수 있고 크로스와 슈팅이 모두 좋아요. 이 장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위치가 윙백이죠. 또 수비할 때도 무게가 있어요. 이 선수의 능력 덕분에 팀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넓게 서서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8. 전술적으로 배움을 얻은 해였다?

예스.

스리백으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던 것 같아요. 상대를 전술적으로 어떻게 공략할지 계속 아이디어를 냈는데 잘 먹혀들었어요. 큰 선수도 써 보고, 작은 선수도 써 봤죠. 양쪽 수비수를 좁혀보기도 하고 넓혀보기도 했어요. 저는 올해 공부가 많이 됐고, 전술적으로 많은 걸 알게 됐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결과가 좋았다는 거죠.

(스리백 도입에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처음에는 선수들에게 이게 맞을지 의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세 경기쯤 하고 나니까, 포백일 때보다 스리백으로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저도 재미를 느꼈고, 선수들도 처음엔 ‘이게 될까’ 싶었을 텐데 잘 되니까 힘을 낸 것 같아요.

왼쪽에서는 서보민이 굵게, 오른쪽에서는 짧게 갔는데 이게 잘 맞았죠. 공격 방향으로 이야기하자면 주로 오른쪽에서 짧게 풀어가다가 왼쪽의 서보민으로 방향을 바꿔서 한 번에 크로스를 한다든지. 이렇게 짜 온 공격이 잘 먹혔어요. 사실 스리백과 포백의 전술 운용에 큰 차이는 없어요. 한 명이 쳐지면 스리백, 올라가면 포백이니까. 다만 우리 팀의 센터백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게 스리백이었는데 공격과 수비가 다 잘 됐죠.

(스리백 도입 후 경기력이 나아진 선수) 최준기와 이학민. 두 선수가 빌드업부터 잘 풀어갔어요. 저도 경기를 보면서 많이 놀랐어요. 이 두 선수의 역할에 따라 경기 흐름이 바뀌었죠. 점점 더 기대를 걸게 됐어요. 또 나이 많은 선수들도, 새로운 전술에 거부감이 있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굉장히 고마웠죠.

가수 김종국 씨를 의식한 듯한 패션과 자세의 남기일 감독

9. 나도 닮은 연예인 있는데, 자꾸 선수들만 연예인 별명이 생긴다?

(성남은 서보민이 ‘반건조 차인표’ 이지민이 ‘압축 이서진’ 김정현이 배우 이성민 등 연예인에 빗대는 별명이 많이 생긴 팀이다. 특히 이지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별명짓기 놀이를 주도했다)

예스.

예능 질문이라면서요? 그럼 저도 있죠. 김종국 가수를 닮았다는 이야기 오래 전부터 들었잖아요. 이런 이야기는 감사합니다. 선수 때와 감독이 된 뒤의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우리 선수들이야 이정재(정성민) 선수도 있고 뭐 많죠. 앞으로는 선수 영입할 때도 닮은 연예인이 있는지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팀의 얼굴인데 축구도 잘하고 이미지도 좋아야죠.

(서보민, 이지민의 닮은꼴은 공감하는지) 서보민은 처음 봤을 때 70% 정도 차인표 배우의 느낌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40%로 떨어진다고 정리하겠습니다. 이지민이 이서진 배우 닮았다는 건 도저히 무리죠. 제 선수지만,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선수일 때는 이미지를 가꿀 상황이 아니었죠. 축구만 했어요. 지금은 어린 선수들도 가꾸고 관리하는데, 저는 권장해요. 훈련 없는 날에는 팀 운동복 말고 사복을 입으라고요. 최대한 멋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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