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유벤투스 원정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0여 년 전 기억을 떠올리게 한 승리였다.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H조 4차전을 가진 맨유가 유벤투스를 2-1로 꺾었다.

맨유의 중요한 승리였다. 이 경기 전까지 1승 1무 1패로 불안한 성적을 내고 있던 맨유는 유벤투스를 잡고 2승 1무 1패로 승점 7점이 됐다. 맨유가 승리하지 못했다면 조 2위 자리를 발렌시아(1승 2무 1패)에게 내줬을 것이다.

맨유의 승리는 더없이 극적이었다. 후반 20분 유벤투스의 선제골이 나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 소속으로 넣은 첫 UCL 득점이었다. 맨유는 후반 41분, 교체 멤버인 후안 마타의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4분에는 유벤투스 수비수 알렉스 산드루의 자책골까지 나왔다.

맨유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두 골 이상을 몰아쳐 역전승을 거둔 건 UCL에서 약 19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1998/1999시즌 UCL 결승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경기는 일명 ‘캄노우의 기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맨유가 3관왕을 달성할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노우에서 바이에른뮌헨을 꺾은 드라마다.

맨유의 유벤투스 원정 승리 역시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맨유는 2003년 UCL에서 유벤투스 원정을 갖고 3-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그 뒤로 유벤투스는 UCL 홈 경기의 절대강자였다. 35경기에서 24승 10무 1패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다시 패배했다. 1999년과 2003년 모두 맨유 역대 최고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의 일이다.

퍼거슨 시절과 다른 점도 있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논란을 즐기는 인물답게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 안으로 걸어들어가며 한쪽 귀에 손을 대는 제스처를 했다. 경기 전 불거진 여러 논란과 심리전에 대응하는 제스처인 동시에 유벤투스 팬들에 대한 도발이었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나는 90분 내내 유벤투스 팬들에게 모욕당했다. 내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차가운 머리를 유지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 가족이 모욕당했고, 내가 몸 담았던 인테르밀란의 가족들도 모욕당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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