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의 전력을 인정한 걸까, 아니면 선수단의 능력을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한 걸까?

울산과 포항스틸러스는 동해안 더비(15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를 사흘이나 앞두고 기 싸움을 시작했다. 지난 12일 울산의 김도훈 감독과 이근호, 포항의 최순호 감독과 김승대가 서울로 찾아와 합동 기자회견과 ‘풋볼N토크K’ 라이브 토크쇼를 가졌다. 이후 울산이 포항을 ‘승점 자판기’로 지칭하는 댄스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풋볼N토크K’에서 최 감독은 다소 곤란할 수 있는 질문에 솔직히 대답했다. 질문은 ‘내가 울산 감독이면 지금 K리그1 1위다.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해 달라’였다. 원래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간이 거짓말탐지기를 준비했다. 최 감독이 “아니오”라고 답했을 때 거짓말로 판명되면 ‘꿀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거짓말탐지기가 고장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네”라고 답해 오히려 정순주 아나운서 등 진행자들을 놀라게 했다.

최 감독은 자신이 울산 감독을 맡으면 1위를 할 수 있다고 말한 뒤 “개막 미디어데이 때도 가장 기대한다고 말한 팀은 울산이었다. 전북의 대항마는 울산이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말한 이야기다”라고 부연했다. 울산의 전력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는 뜻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울산은 전북현대와 함께 선수들의 객관적 능력이 가장 좋은 팀으로 꼽힌다. 당장 동해안 더비에 출장할 수 있는 선수 중에서도 박주호, 이근호, 김창수, 김태환, 황일 등 국가대표급 선수로만 베스트 멤버 전원을 꾸릴 수 있는 팀이다. 최근 6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며 K리그 최강 득점 기계로 떠오르고 있는 주니오, 맨체스터시티에서 임대 와 화제를 모은 미드필더 믹스 등 외국인 선수들 역시 화려하다.

그러나 김도훈 감독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량에 대한 공격으로 들릴 수도 있었다. 김 감독은 입을 꾹 다물고 웃음을 띤 채 최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뒤 “꿈을 크게 두고 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이 말을 꼭 들어서 1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며 선수들을 자극해 준 최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최 감독이 울산의 전력이 더 강하다고 인정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맞대결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갈 생각은 없다. 최 감독은 울산 원정엣도 자신의 철학대로 “활발한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우리가 이겨서 우리 서포터들이 ‘잘 있어요’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나와 김기동 코치가 벤치에서 뭔가 준비해 보겠다”며 코칭 스태프의 승리 세리머니를 공약했다.

이번 동해안 더비는 15일 오후 2시 울산의 홈 구장인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다. 울산은 3위, 포항은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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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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