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권창훈 부상으로 가장 구멍이 크게 난 측면 미드필더 자리를 메울 후보자들이 온두라스 경기에서 엇갈린 활약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한 친선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썼다. 플랜A를 들고 나온 신 감독은 최전방에도 손흥민과 황희찬을 내보냈다. 주전으로 볼 수 있는 선수들을 쓴 이유는 다름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와 조합을 보기 위해서다. 권창훈이 부상으로 빠지고 이재성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이청용, 이승우, 문선민을 측면에 썼다.

 

가장 빛난 선수는 이승우다. 이승우는 경기 초반에는 공격적인 의욕에 비해 수비나 압박에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경기 흐름을 잡고는 동료와 좋은 연계를 보였다. 전반 11분에는 황희찬과 2대1 패스를 하며 기회를 엿봤고 전반 16분에는 돌아서며 수비를 벗겨낸 뒤 그대로 슈팅까지 연결했다.

 

이승우는 후반 들어 상대가 공간을 주자 장점을 극대화했다. 특히 한국이 압박해 공을 따낸 뒤 하는 역습에서 날카로움을 보였다. 후반 14분만에 손흥민이 골을 터뜨릴 때도 이승우가 공을 받아 빠르게 전진한 뒤 내줬었다. 이승우는 이어 오른쪽 측면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수비를 드리블로 제치기도 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공격적으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청용은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는 공을 많이 만지면서 경기에 상대적으로 깊게 관여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공을 받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이후에는 경기 관여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청용이 경기에서 조금 소외된 것은 왼쪽 풀백인 홍철이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후반에도 이청용은 크게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경험이 많아 모나지 않는 플레이를 했으나 뾰족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신 감독은 상대 수비가 거칠게 이청용을 밀어 붙이자 후반 10분 문선민을 대신 들여보냈다.

 

문선민은 경기 운영이나 세밀한 부분에서는 아쉬웠지만 결정력은 좋았다. 문선민은 들어가자마자 패스 미스를 몇 차례하고 패스 타이밍도 놓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후반 26분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자 중앙으로 뛰어들어갔고, 공을 받아 침착하게 수비를 한 명 제친 뒤 왼발로 슈팅을 날렸다. 이후에도 간간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문선민은 월드컵에 가더라도 선발로 나서기 어려운 선수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문선민은 자신이 보여줘야 하는 것을 보여줬다. 신 감독도 문선민을 선발하면서 스웨덴 수비진을 흔들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세 선수는 희비가 조금 엇갈렸으나 아직 시험은 끝나지 않았다. 4-4-2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공격적인 부분과 함께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신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한 인터뷰에서 이승우와 문선민이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100%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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