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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1st] 마무리 능력 뛰어났으나,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5.28 21:53

[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첫 평가전에서 전반전 내내 부진한 경기를 했다. 후반에 골 결정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냈지만 전술 수행 능력은 월드컵 개막 전까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28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 한국은 2-0승리를 거뒀다. 후반 15분 손흥민, 후반 28분 문선민이 득점했다. A매치 데뷔전에서 선발로 뛴 기대주 이승우와 데뷔전 득점을 터뜨린 문선민이 화제를 모은 경기다.

 

전반전, 4-4-2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실험을 거쳐 ‘플랜 A’로 정착한 4-4-2 포메이션을 고수했다. 멤버는 평소와 달랐다. 특히 좌우 측면의 주전이었던 이재성, 권창훈이 빠지고 이승우, 이청용이 배치됐다. 이재성은 컨디션 관리 때문에 일시적으로 빠졌지만 권창훈의 경우 아예 대표 명단에서 낙마했다. 권창훈을 대신할 멤버를 찾아야 했다.

한국의 4-4-2는 지난해 11월, 12월만큼 잘 작동하지 않았다. 가장 큰 차이는 공수 간격을 유지하고 수비 대형을 만드는 능력에 있었다. 한국은 수비 조직력이 좋은 4-4-2를 활용해 상대 공을 전방에서 빼앗고 바로 속공으로 전환하는 플레이를 중요한 공격 루트로 삼아 왔다. 이재성, 권창훈에 비해 수비와 활동량이 떨어지는 이승우, 이청용으로는 온두라스의 빌드업을 막고 당황시킬 수 없었다.

장현수가 빠진 수비진도 경기력 저하의 원인 중 하나였다. 김영권과 정승현의 수비 조합은 최종 수비 라인을 과감하게 앞쪽에 설정하고 공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뒤로 쳐지는 경우가 자주 보였다. 김영권은 빌드업을 할 때 뒤로 잔뜩 쳐져 공을 받으려는 위치 선정을 자주 했고, 여기서 공격 템포가 느려졌다. 한국이 써 온 4-4-2는 속공을 해야 효율이 살고, 지공을 하면 의미가 퇴색되는 전술이다.

전체적으로 후방에서 공격 전개가 빠른 타이밍에 되지 않자, 투톱을 향한 속공 패스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손흥민이 뒤로 내려가며 공을 잡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자주 나왔다. 손흥민은 전반전에 거의 플레이메이커처럼 뛰며 한국 공격을 조율해야 했다. 아무도 적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이 짐을 지고 열심히 노력하긴 했지만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플레이였다.

좌우 측면 중 더 희망적인 모습을 보인 건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패스 전개를 할 때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측면도 중앙도 아닌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하며 유리한 위치를 잡으려는 시도를 자주 했다. 바르셀로나 출신다운 지능적 플레이였다. 종종 패스미스를 범하거나 상대와 몸싸움을 벌일 때 취약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위협적인 위치에서 패스 연결에 기여하며 측면과 중앙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과 문선민의 득점력 확인, 압박에 이은 속공이 효과적

한국은 후반전에 한결 경기력이 개선됐다. 전반전에 비해 수비라인을 더 끌어올려 공수 간격을 좁혔다. 여기서 첫 골이 나왔다. 온두라스가 빌드업을 할 때 고요한과 이승우가 동시에 한 선수에게 달려들어 공을 빼앗았고, 이승우가 중앙의 손흥민에게 공을 주고 문전으로 침투하며 수비를 교란했다. 손흥민이 잠깐 열린 틈을 놓치지 않고 왼발 중거리슛으로 득점했다.

느린 빌드업보다 압박에 이은 속공이 더 위력적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상대가 위험한 쪽으로 패스할 수밖에 없도록 탄탄한 수비진으로 패스 경로를 차단한 뒤, 상대가 나쁜 판단을 했을 때 재빨리 달려들어 공을 빼앗는 것이 현재 한국의 가장 위력적인 공격 방식이다. 좋은 타이밍에 패스가 전달되자 손흥민이 공격 전개의 짐을 덜고 과감한 슛을 날리 수 있었다.

이미 승기를 잡은 한국은 전반전에 없던 폭발적인 플레이로 추가골도 만들었다. 후반 28분 황희찬이 왼쪽으로 빠져들어간 뒤 중앙으로 내줬고, 문선민이 달려드는 수비수를 피해 슛 페인팅을 쓴 뒤 재빨리 왼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문선민의 특기인 번개 같은 문전 페인팅과 빠른 슈팅 타이밍이 확실히 드러난 골이었다.

추가골에서 문선민의 장점인 순간적인 드리블과 득점력이 잘 드러났다. 다만 추가골이 만들어진 과정을 과대평가하긴 힘들다. 온두라스는 이 즈음 전반적으로 무뎌지고 경기 흐름에서 뒤떨어지고 있었다.

온두라스는 본선에서 만날 멕시코를 상정하고 잡은 평가전 상대지만, 멕시코보다 수준은 훨씬 떨어지는 팀이다. 게다가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경기했다. 승리는 좋은 결과였고, 손흥민과 문선민의 득점력을 확인한 건 분명 성과다. 이승우와 문선민의 장점을 본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력, 특히 속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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