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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이 실험한 ‘초 공격적’ 3-5-2의 가치는?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5.29 11:33

[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여준 첫 번째 ‘플랜 B’는 공격수 네 명이 동시에 상대 문전을 노리는 공격적 3-5-2였다.

28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 한국이 2-0승리를 거뒀다. 후반 15분 손흥민, 후반 28분 문선민이 득점했다.

한국의 기본 전술은 4-4-2였다.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의 기본 전술로 자리잡은 포진이다. 이 포진의 핵심 멤버였던 오른쪽 미드필더 권창훈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가지 못하게 됐고, 왼쪽 미드필더 이재성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경기를 걸렀다. 신 감독은 이청용과 이승우를 대안으로 시험하며 여전히 4-4-2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양쪽 측면뿐 아니라 과거 4-4-2가 잘 작동할 때 큰 기여를 했던 이근호(엔트리 제외), 기성용, 장현수(휴식)까지 빠졌기 때문에 삐걱거렸다는 걸 이해할 수 있는 경기였다.

신 감독은 후반에 전술 실험을 했다. 포메이션을 4-4-2에서 3-5-2로 바꿨다. 포메이션을 바꾸고 얼마 되지 않아 한국의 추가골이 나왔다.

선수 교체 없이 시도한 변화였다. 한국은 후반에 2명을 교체했지만 포메이션은 여전히 4-4-2인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좌우 미드필더 문선민, 이승우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이동했다. 좌우 풀백이었던 김민우와 고요한이 윙백으로 전진했다. 가장 특이한 건 수비 변화였다. 전반전에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였던 주세종과 정우영이 앞뒤로 갈라졌다. 주세종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남았고, 정우영이 스리백 중 가운데 자리로 내려갔다.

일반적인 3-5-2에 비해 매우 공격적인 시도였다. 3-5-2를 쓰는 팀들은 수비형 미드필더 앞에 공수를 겸비하고 활동량이 많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전형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로는 폴 포그바, 아르투로 비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승우, 문선민은 포그바, 비달처럼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가 아니라 아예 공격수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해외에서도 바이에른뮌헨의 토마스 뮐러 등 공격수에 가까운 선수들이 역삼각형 중원의 한 축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있다. 해외의 사례와 비교해도 이승우, 문선민처럼 공격적인 선수 두 명을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건 모험적이다. 

대신 공격적인 효과는 분명했다. 순간적으로 중앙 공격수를 4명으로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이 측면으로 빠져 윙백을 지원해도 여전히 3명이 남았다. 추가골 장면이 이 플레이에서 나왔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으로 빠지며 순간적으로 윙백처럼 활동했다. 이때 문선민과 이승우가 동시에 문전 침투를 했다. 손흥민은 오히려 한 발 물러섰다. 공격진의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황희찬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문선민이 마무리했다.

신 감독은 “보셨겠지만 공격 1선이 투톱이라고 본다면, 양쪽 사이드에 있는 이청용, 이승우, 후반에 온 문선민에게는 제로톱에 가까운 1선을 만들어서 공격하라는 주문이 들어갔다. 그게 효과를 봤다”라고 말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이 모두 제로톱이라고 보고, 2선 자원들이 전방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이라는 주문이었다.

이 정도로 공격적인 포진을 90분 내내 가동할 수는 없다. 공격적 3-5-2는 월드컵에서 한국이 급히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경우 공격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특히 이날처럼 선수 교체 없이 중앙 공격 숫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날 보인 문제는 빌드업 불안이었다. 스리백은 수비 안정보다 빌드업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상대 압박에서 자유로운 수비수가 세 명이나 있으므로 여유 있게 후방에서 공을 돌릴 수 있다. 상대가 압박해 올 때도 옆에 있는 다른 수비수에게 공을 넘기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상대가 방심할 경우 스리백 중 한 명이 오버래핑하며 역습을 주도하는 기습적 플레이도 가능하다. 특히 3-5-2는 스리백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있기 때문에 후방에서 공을 돌릴 선수의 숫자가 가장 많은 대형이다.

이날 한국의 스리백은 중앙에 정우영이 있었기 때문에 빌드업과 안정적인 볼 간수에 강점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교체 투입된 박주호의 백 패스 미스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일반적인 3-5-2에 비해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추후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3-5-2를 가동한다면, 수비만큼 안정적인 빌드업이 리드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할 필요가 제기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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