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2.12 목 17:41
상단여백
HOME 축구기사 국내축구 대표팀
‘붙박이 투톱’ 손흥민과 황희찬, 호흡 개선이 시급하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5.29 10:41

[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투톱을 쓴다면, 주전이 누군지는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근호의 부상 이탈 이후 조커가 유력한 김신욱을 제외한다면 손흥민과 황희찬만 남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선수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28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 한국이 2-0승리를 거뒀다. 후반 15분 손흥민, 후반 28분 문선민이 득점했다. 결과만 보면 손흥민이 골을 넣었고, 황희찬이 문선민의 골에 어시스트까지 하면서 투톱이 모두 활약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결과에 미치지 못했다.

 

특기인 슛 대신 패스만 반복해야 했던 손흥민

손흥민은 이날 한국의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했다. 특히 전반전 내내 한국의 위협적인 공격 전개를 전담하다시피 한 선수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머물러있지 않고 꾸준히 후방으로 내려가 패스를 돌리고, 돌파를 해 가며 한국의 공이 순환되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 한때 ‘받아먹는 플레이밖에 못 하는 선수’처럼 인식됐던 손흥민이 2선 공격자원으로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플레이들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어느 정도 소화했다고 해서 그게 어울리는 역할은 아니었다. 한국은 손흥민 중심으로 공격을 잘 풀어간 것이 아니라, 손흥민에게 큰 부담을 주고 주위 선수들과의 조화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시험적으로 선발 배치된 이승우와 이청용은 손흥민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황희찬과의 조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이 이근호와 호흡을 맞출 때는 전술적으로 많은 배려를 받았다. 전술 지능이 뛰어난 이근호는 상대 수비를 달고 측면으로 빠지거나, 손흥민 없이 측면 자원들과 호흡을 맞춰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거나, 상대 선수를 기습적으로 압박해 탈취에 이은 속공 기회를 만드는 등 전술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근호는 부상으로 월드컵에 가지 못하게 됐다.

황희찬은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을 겸비해 저돌적으로 상대 문전을 파고들 수 있는 뛰어난 득점원이다. 그러나 청소년 대표팀, 소속팀 레드불잘츠부르크에서 모두 득점에 치중한 역할을 맡아 왔다. 2선 플레이가 약하다. 황희찬의 어시스트는 2선에서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을 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저돌적인 플레이의 부산물로서 발생한다. 공격 파트너에게 맞춰 자신의 동선을 수정하는 건 황희찬에게 익숙하지 않은 임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손흥민, 황희찬 중 상대를 받쳐주는 선수는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됐다. 손흥민이 궂은일을 하며 황희찬을 살려주면, 황희찬이 주로 최전방에서 공을 기다렸다. 황희찬은 후방으로 내려가 빌드업에 가담할 때도 동료의 위치를 보고 패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드리블하는 편을 택했다. 그러다 상대의 경고를 유도할 정도로 돌파의 위력은 뛰어났지만, 팀의 공격 리듬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반 15분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레프트백 홍철이 먼 거리에서 찍어 차 준 패스를 받은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롱 패스를 받은 뒤 공을 키핑하며 포스트플레이를 했다. 문제는 손흥민 주위에서 좋은 타이밍이 공을 받으러 가는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수비를 떨쳐내고 몸을 돌리기도 전에 동료 공격진은 이미 손흥민이 볼 수 없는 최전방으로 쇄도하고 있었다. 결국 손흥민은 억지로 포스트플레이를 계속 해야 했다. 결국 반칙을 얻어내긴 했지만,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등진다는 건 비효율적인 상황이었다. 동료 공격수가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하다 공을 내주면 가장 슛이 뛰어난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플레이가 더 어울린다.

결국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기량은 뛰어나지만, 전술적으로 상대를 살려주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이 경우 2선으로 내려가며 희생하게 되는 선수는 윙어 경험이 많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비효율적인 위치와 상황에서 공을 받게 된다. 손흥민은 전반전 내내 프리킥 외에는 슛을 날리지도 못했다. 계속 측면으로 내주는 스루 패스로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만 반복했다.

손흥민이 최선을 다했지만 2선에서 공을 오래 쥐고 있는 플레이가 그리 익숙하지 않다는 건 실책에서 드러났다. 손흥민은 특히 오른쪽 측면으로 갔을 때 간단한 패스도 자주 실수했다. 고요한의 스로인을 받은 뒤 돌려주는 패스가 부정확해 온두라스에 스로인을 내주는 경우도 있었다.

 

손흥민과 황희찬, 서로를 살리는 법을 찾는 것이 과제

손흥민이 공격 전개에 대한 부담을 크게 졌던 건 전반 내내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좋은 타이밍, 좋은 각도의 패스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반전 들어 압박을 강화한 한국이 빠른 타이밍에 공을 빼앗아내고 이승우가 전방으로 쇄도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자 손흥민에게 모처럼 슈팅 기회가 열렸다. 손흥민이 드디어 날린 중거리 슛이 선제골로 이어졌다. 후반에 포메이션을 매우 공격적인 3-5-2로 바꾸고 온두라스 수비를 더 적극적으로 흔들자 황희찬의 도움과 문선민의 골이 나왔다.

4-4-2, 3-5-2 등 투톱 기반의 전술을 본선에서 쓰려면 두 공격수의 호흡을 개선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해졌다. 조합이 나쁘다고 해서 손흥민, 황희찬 중 한 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플레이스타일이 다소 겹치더라도 호흡만 잘 맞으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좋은 콤비 플레이를 하는 투톱을 흔히 볼 수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월드컵 첫 경기까지 꾸준히 호흡을 맞추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국의 공격 효율이 높아진다. 더 수비적으로 임해야 하는 월드컵에서 투톱에게 공격 비중을 실어줄 수 있어야 연쇄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수비력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퍼스트디비전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3121 | 제호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발행인 : ㈜퍼스트디비전 서형욱
편집인 : 서형욱 | 발행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19길 19 301호 | 등록연월일 : 2014.04.23 | 발행연월일 : 2014.04.23
발행소 전화번호 : 070-4755-455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2014-서울마포-1478호 | 청소년보호 및 개인정보관리 책임자 : 김정용
Copyright © 2019 풋볼리스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