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시즌 57경기 중 34번째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수비력이 있었다.

17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을 치른 아틀레티코가 올랭피크마르세유를 3-0으로 꺾었다. 앙투안 그리즈만이 두 골을 터뜨렸고, 승패가 사실상 갈린 경기 막판에 가비의 쐐기골이 나왔다.

아틀레티코가 일궈낸 반전이다. 아틀레티코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조별리그 3위에 그쳐 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첼시, AS로마와 ‘죽음의 조’에 편성된 탓이었지만 겨우 반년 전 UCL 결승까지 진출했던 팀이었기에 충격이 컸다.

UCL에서 탈락할 때도 수비엔 문제가 없었다. 아틀레티코는 UCL 조별리그 6경기에서 단 4실점만 허용했다. 문제는 5득점에 그친 공격력이었다. 1승 4무 1패로는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없었다.

유로파리그 우승 과정에서 공격력 부족보다 강력한 수비력이 더 빛났다. 아틀레티코는 유로파리그 32강에서 중도 참가했다. 32강 상대 코펜하겐, 16강 상대 로코모티프모스크바는 가볍게 꺾었다. 총 4경기에서 9득점 1실점을 기록했다.

8강부터 승부가 더 어려워지자 아틀레티코의 ‘한 골 승부’ 능력이 더 빛을 발했다. 아틀레티코는 8강 상대 스포르팅CP를 2-0 승리, 0-1 패배로 아슬아슬하게 꺾었다. 4강에서 만난 아스널은 원정에서 1-1로 비긴 뒤 홈에서 1-0으로 잡아냈다. 무실점 경기를 매 대진마다 최소한 한 번씩 기록한 것이 아틀레티코의 힘이었다.

결승에서 아틀레티코의 수비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잘 드러났다. 마르세유는 아틀레티코보다 더 공격적인 팀이다. 32강부터 4강까지 마르세유(16득점 6실점)가 아틀레티코(13득점 3실점)보다 득점과 실점이 모두 더 많았다. 아틀레티코가 공수 간격을 좁힌 4-4-2 포메이션을 쓰는 것과 대조적으로, 마르세유는 공격 재능이 좋은 선수 4명을 동시에 투입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아틀레티코는 점유율이나 패스로 결승전을 지배하지 않았다. 더 뛰어난 조직력으로 버티며, 경기에 불리한 변수가 마르세유에 더 먼저 나오길 기다렸다. 초반에 공격적인 플레이로 신을 내던 마르세유의 공격은 아틀레티코의 단단한 수비에 점차 막혔다.

경기는 아틀레티코의 뜻대로 됐다. 마르세유가 전반 21분 먼저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여기서 시작된 기회를 그리즈만이 잘 마무리했다. 전반 32분 마르세유 공격의 중심인 디미트리 파예가 부상을 당해 울먹이며 교체됐다. 아틀레티코는 잘 버티며 경기중 일어나는 우발적인 사건들을 유리한 쪽으로 잘 이끌어갔다.

이미 우세한 상황을 바탕으로 후반전도 안정적으로 운영한 아틀레티코는 후반 4분, 44분에 재빠른 공격으로 두 골을 터뜨렸다. 아틀레티코는 역습 위주의 팀이지만 일단 속공 기회가 나면 공격수 한두 명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조직적인 패스워크로 골을 터뜨렸다. 득점 기회를 포착하면 아주 잠깐 공격적인 팀으로 변신했다가 이득을 본 뒤 수비적인 팀으로 돌아갔다. 공격과 수비의 타이밍을 판단할 때 팀 전체가 호흡을 맞춰 움직였다.

아틀레티코는 2011/2012시즌 이후 6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시즌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이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시메오네 스타일’을 널리 알린 아틀레티코는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따내며 그들의 경기 방식이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걸 알렸다.

결승전은 아틀레티코의 시즌 34번째 무실점 경기였다.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 구단을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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