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이슬란드는 지난 3월부터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길피 시구르드손을 ‘2018 러시아월드컵’ 명단에 포함시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체 멤버를 준비하지도 않았다. 무조건 시구르드손을 본선에 데려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월드컵 참가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많은 국가들이 35명 예비 명단을 발표하거나, 한국처럼 28명 규모의 1차 명단을 발표한다. 본선 직전까지 부상 등의 이유로 이탈하는 선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주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23명으로 구성된 최종 명단을 한 번에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최고 스타이자 부상자인 시구르드손이다. 시구르드손은 호펜하임, 토트넘홋스퍼, 스완지시티를 거쳐 에버턴에서 활약 중인 아이슬란드 간판 스타다. 미드필더로서 2015/2016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1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득점력이 좋은 ‘미들라이커’다.

문제는 부상이다. 시구르드손은 지난 3월 초 무릎 부상을 당해 에버턴 전력에서 이탈했다. 3월 11일 치른 EPL 경기를 마지막으로 두 달 넘게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이슬란드는 시구르드손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약 33만 명에 불과하다.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인구가 가장 적은 국가로 신기록을 세웠다. 지금 황금세대가 맹활약중이긴 하지만 인구가 부족하다보니 그 숫자에는 한계가 있다.

‘5대 빅리그’로 불리는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이슬란드 선수는 시구르드손까지 총 4명뿐이다. 그 중에서도 시구르드손은 A매치 18골을 넣어 이번 선수단 중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현역 국가대표 중 시구르드손보다 A매치 골이 많은 선수는 20골을 넣은 콜베인 시그토르손뿐인데, 시그토르손은 최근 프로 무대에서 부상과 부진을 반복한 끝에 예비 명단으로 밀렸다. 더욱 시구르드손을 포기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아이슬란드는 시구르드손의 회복과 컨디션 관리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아이슬란드 스쿼드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개최 도시에 맞는 선수 구성이다. 아이슬란드는 본선 D조 3차전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6월 27일 로스토프에서 치른다. 이 경기가 열릴 로스토프 아레나가 익숙한 선수를 세 명 선발했다. 러시아 구단 로스토프에서 활약하는 수비수 스베리르 인가손, 라그나르 시구르드손, 공격수 브요른 시구르다르손이다. 아이슬란드 선수단을 통틀어 한 프로팀에서 두 명 이상이 선발된 건 로스토프 선수들뿐이다. 나머지 20명은 각각 20개팀 소속이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와 한 조였고, 경쟁에서 승리해 조 1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여기에 크로아티아를 상대하는 경기에서 개최 구장이 익숙한 로스토프 소속 선수를 대거 기용할 수 있게 됐다. 16강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인이다.

 

#아이슬란드 월드컵 엔트리 23명(12일 발표)

골키퍼 : 하네스 할도르손, 루나르 루나르손, 프레데릭 시람

수비수 : 카리 아르나손, 홀마르 에욜프손, 스베리르 인가손, 호르두르 마그누손, 비르키르 사에바르손, 라그나르 시구르드손, 아리 스쿨라손, 사무엘 프리드욘손

미드필더 : 루리크 기슬라손, 비르키르 브야르나손, 요한 구드문드손, 아론 군나르손, 에밀 할프레드손, 길피 시구르드손, 올라푸르 스쿨라손, 아르노르 트라우스타손

공격수 : 욘 보드바르손, 알프레드 핀보가손, 알베르트 구드문드손, 브요른 시구르다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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