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 축구의 전설 중 한명인 박지성이 본인의 4번째 월드컵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걷기로 한 그가 해설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축구팬들과 자신의 축구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SBS 본사에서 박지성 SBS 월드컵 해설위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자리에 참석한 박 위원은 해설위원 제안을 수락한 이유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 전망까지 자신의 다양한 생각을 털어놨다.
‘2002 한일 월드컵’에 참가했던 많은 은퇴 선수들이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표, 안정환, 현영민은 해설위원으로 올 여름 러시아에 날아가고, 김병지, 송종국 등도 K리그 현장 중계를 맡고 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박 위원에게도 그동안 많은 해설위원 제안이 많이 들어왔었다. 그러나 그는 번번히 고사했고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걷기 위해 영국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해설위원으로 이 자리에 온 게 아직은 어색하다”라며 말문을 연 박 위원은 “이번에 제안을 받고 내가 해설을 하면 팬들이 다양한 해설을 들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영표, 안정환 위원과 나는 각자 다르게 선수생활을 해왔고, 축구를 보는 관점도 다르기 때문에 팬들에게 다양성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해설위원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성재 SBS캐스터는 영국에서 2주간 생활하며 박 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배 캐스터는 박 위원에게 “지도자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해설을 통해 박지성의 축구를 공유하자”라고 제안했고, 박 위원도 “박지성이 어떤 축구를 했고, 어떤 축구를 좋아하는지 공유한다면 팬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해설위원직을 수락한 후 한국은 물론, 한국과 붙게 될 상대팀에 대한 공부도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꾸준히 하고 있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는 50%가 안된 다고 본다”라고 말한 박 위원은 “최종 예선을 통해 대표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부담감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선수들이 조금 더 대회와 경기에 즐겁게 임했으면 좋겠다. 월드컵을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기쁨이자 혜택이다. 실력을 다 발휘하고 부상 없이 즐겁게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했다.
상대팀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스웨덴에 대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남은 경기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스웨덴은 경기 내내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그 꾸준함을 어떻게 흔드느냐, 위험지역에서 세트피스를 내주지 않고 어떻게 수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었던 멕시코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대해서는 “침투가 좋고 움직임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한 명이 마크하기 보다는 수비진 전체가 예의주시하고 눈에서 놓치지 않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멕시코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공격적인 스리백을 구사한다며 무승부를 거뒀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 4강 후보로는 브라질과 독일, 프랑스를 뽑았고 남은 한 자리는 돌풍의 팀을 위해 남겨뒀다.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꼽는다며 “네이마르가 얼마나 회복해서 컨디션을 찾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모하메드 살라를 주목할 선수로 뽑기도 했다. 박 위원은 “살라를 가지고 있는 이집트가 어느 정도까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기대된다”라며 “살라가 지난 1년간 혹사를 당했는지, 에너지가 남아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잘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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