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톈진췐젠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처음 참가한 팀이다. 대회 최강팀 중 하나인 광저우헝다를 꺾고 8강에 오르며 이번 대회 주목할 팀으로 떠올랐다.

15일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톈허 스타디움에서 2018 ACL 16강 2차전을 치른 톈진이 광저우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1차전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톈진은 합계 전적이 2-2로 같은 가운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8강 진출권을 따냈다.

전반 17분 히카르두 굴라트가 선제골을 넣었다. 알랑 카르발류의 날카로운 슛이 걸키퍼 선방에 막히자 흘러나온 공을 가볍게 차 넣은 골이었다. 2분 뒤 톈진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헝다 수비수 장린펑이 제대로 헤딩하지 못한 공을 악셀 비첼이 따낸 뒤 크로스를 올렸다. 알레산드리 파투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후반 3분 다시 굴라트의 골로 광저우가 앞서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깔끔한 헤딩으로 골을 터뜨렸다. 톈진이 4분 뒤 또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7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왕지에가 프리킥을 원터치 패스로 문전에 연결했다. 왕용포가 오른발로 슛을 성공시켰다.

점수는 같지만 경기 양상은 일방적이었다. 홈에서 꼭 승리해야 했던 광저우가 주도권을 잡고 거세게 몰아쳤다. 췐젠이 스타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제때 동점골을 넣어 간신히 원점으로 돌린 경기였다.

췐젠은 비교적 신생팀이다. 2007년 을급리그(3부)에서 시작해 2011년 갑급리그(2부)로 승격했다. 슈퍼리그(1부)로 승격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2016년 슈유후이 췐젠그룹 회장이 팀을 인수하고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뒤 거액을 투자했다. 돈을 쏟아 붓자 곧 성적이 났다. 갑급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슈퍼리그 첫 시즌에 3위를 차지하며 ACL 참가 자격을 따냈다.

ACL 조별리그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홈 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전북현대 원정에서 3-6으로 대패한 것이 유일한 패배였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톈진은 더 어려운 상대 광저우를 만났다. 광저우는 2013년, 2015년 ACL에서 우승했고 슈퍼리그에서는 최근 7시즌 연속으로 우승한 절대강자다. 지난 시즌 톈진의 돌풍을 이끌었던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을 비롯한 이탈리아계 코치들을 고스란히 데려간 팀이기도 했다. 어려운 상대를 넘고 올라갔기 때문에 8강 진출의 의미가 더 크다.

톈진은 이번 시즌 선수 보강에 실패했다. 권경원, 파투, 비첼, 앙토니 모데스테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 구성이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자국 선수 영입을 할 때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 신설된 U-23 선수 규정(선발 라인업에서 외국인 선수의 숫자는 U-23 선수의 숫자를 넘을 수 없다)에 맞춰 유망주를 수급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슈퍼리그에서는 약간 기량이 떨어지는 유망주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고, 10라운드 현재 11위에 그쳤다. 부족한 선수들로 세련된 축구를 도입하려던 파울루 수자 신임 감독은 시즌을 치르며 고집을 꺾고 더 실리적인 축구로 팀 콘셉트를 바꿨다.

슈퍼리그 부진과 달리 ACL에서는 연령 제한 없이 원하는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다. 슈퍼리그의 외국인 출장 한도가 3명인 것과 달리 ACL은 4명인 것도 차이점이다. 슈퍼리그에서는 수비수 권경원, 미드필더 비첼을 매 경기 투입하기 위해 파투와 모데스테를 번갈아 기용해야 했다. 슈퍼리그에서 모데스테는 8경기 4골, 파투는 5경기 4골에 그쳤다. 반면 ACL에서 두 공격수는 모든 경기에서 함께 뛰고 있다. 현재까지 나란히 9경기(플레이오프 포함)를 소화하며 모데스테 9골, 파투 4골을 기록했다.

현재 ACL 8강에 오른 동아시아팀은 전북과 톈진이다. 16일 열리는 수원삼성 대 울산현대, 상하이상강 대 가시마앤틀러스 경기 승자가 8강에 합류한다. 만약 권순태의 소속팀 가시마가 상하이를 누르고 4강에 진출한다면 동아시아 4강 네 팀에 모두 한국 선수가 뛰게 된다. 이 경우 전북현대는 어느 팀과 대진이 잡히든 전북 출신 선수와 대결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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