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월드컵 본선에서 활약할 최종 명단이 나온 줄 알았는데, 어떤 포지션은 무려 2 대 1 경쟁률이 남아 있다.

1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에서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최종 엔트리 숫자인 23명이 아니라 ‘플러스 알파’ 5명을 더한 28명이 선발됐다.

신 감독은 부상 선수가 없었다면 자기 구상에 맞는 선수 23명만 뽑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드필더 염기훈과 센터백 김민재의 이탈, 레프트백 김진수가 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잠정 합류한 상황이라 변수가 늘어났다. 이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수를 5명이나 추가 발탁했다. 최후의 경쟁이 벌어지는 포지션이 어디인지 위치별로 점검해 본다. 대표팀의 기존 주력 전술인 4-4-2를 바탕으로 점검했다.

 

경쟁 없는 포지션 : 스트라이커, 라이트백, 골키퍼

필드 플레이어는 포지션당 2배수가 선발되는 것이 보통이다. 골키퍼는 3명 선발된다. 이 기준에 딱 맞는 포지션이 있다. 한국은 공격수로 손흥민, 황희찬, 이근호, 김신욱을 포함시켰다. 투톱을 기준으로 2배수이므로 4명이 적당하다. 라이트백은 이용과 고요한이 선발됐다. 다른 선수 중 라이트백을 소화할 만한 멀티 플레이어도 없다. 부상이 없는 한 이용, 고요한 역시 월드컵 본선까지 가게 됐다. 골키퍼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도 경쟁에서 자유롭다.

컨디션 회복 속도를 봐야겠지만, 위치만 본다면 이청용도 안전한 선수다. 오른쪽 미드필더가 권창훈과 이청용 두 명뿐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이청용의 최근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베테랑이라는 점을 높이 사 선발했다. 소집훈련에서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이청용을 제외하고 권창훈의 전문 백업이 없는 상태에서 대표팀을 가동해야 한다. 권창훈이 대회 중 이탈할 경우 왼쪽의 주전 미드필더 이재성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왼쪽 후보 선수를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

 

한 명이 떨어진다 : 왼쪽 미드필더

2배수에 맞춘다고 본다면 이재성의 후보로 뛸 한 자리를 두고 문선민과 이승우의 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두 선수 모두 왼쪽 미드필더 또는 왼쪽 윙어가 가장 대표적인 포지션이다. 이승우의 경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최전방 ‘가짜 9번’ 등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왼쪽 자원으로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물론 위에서 본 것처럼 이청용에게 아직 시험이 남아 있기 때문에 좌우 가리지 않고 이청용, 문선민, 이승우가 삼각 생존 경쟁을 벌인다고 봐도 타당하다.

 

전술에 따라 경쟁률이 다르다 : 중앙 수비

포백을 쓸 경우 중앙 수비는 한번에 2명이 투입되므로, 4명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 감독은 전문 중앙 수비수를 6명이나 선발했다. 이들 중 측면 수비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는 장현수 정도인데 장현수는 최근 센터백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결국 센터백 중 한두 명을 다른 포지션으로 돌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 감독이 포백을 염두에 둔다면 6명 중 2명을 탈락시켜야 한다. 수비의 핵심 장현수의 입지는 확고하다. 최근 대표팀을 오간 김영권, 권경원, 윤영선, 정승현이 모두 경쟁을 벌인다. 이번에 처음 선발된 오반석은 가장 불리한 위치다.

경기에 따라 스리백을 쓸 생각이라면 센터백을 5명 데려갈 가능성이 높다.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3명으로 구성되므로 2배수는 6명이다.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할 생각이라면 센터백 5명을 선발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이 경우 경쟁에서 탈락할 선수는 6명 중 1명이다. 오반석은 소속팀 제주유나이티드에서 꾸준히 스리백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조금 더 생존 확률이 올라간다.

 

겉보기엔 2 대 1 경쟁 : 레프트백

왼쪽 수비는 오른쪽과 달리 4명이나 뽑혔다. 이중 두 명이 변수다. 첫 번째 변수는 박주호다. 박주호는 소속팀 울산현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오고 있고, 최근 대표팀에서도 중원에 섰다. 미드필더 기용이 더 유력한 선수다. 박주호를 중앙으로 간주할 경우 이 경우 왼쪽 수비수는 3명으로 줄어든다. 오히려 중앙 미드필더 쪽에서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 주세종, 박주호의 경쟁이다.

남은 레프트백 세 명 중 두 번째로 변수가 될 선수는 김진수다. 김진수는 무릎 인대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선발됐다. 월드컵 전에 부상에서 회복해 조직력에 녹아들 시간이 있을지 미지수다. 김진수가 회복하지 못한다면 레프트백은 김민우, 홍철 두 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김진수가 회복한다면 김민우와 홍철 중 한 명이 탈락하게 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대표 명단(14일 현재)

골키퍼(3명) : 김승규(비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수비수(12명) : 김영권(광저우헝다),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 오반석(제주유나이티드), 권경원(톈진췐젠), 윤영선(성남FC), 김진수(전북현대), 김민우(상주상무), 홍철(상주상무), 박주호(울산현대), 이용(전북현대), 고요한(FC서울)

미드필더(9명)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비셀고베), 이재성(전북현대), 주세종(아산무궁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승우(엘라스베로나), 문선민(인천유나이티드), 권창훈(디종),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공격수(4명) :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레드불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FC), 김신욱(전북현대)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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