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월드컵은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수원삼성에서 뛰고 있는 호주 출신 수비수 매튜 저먼(28)도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K리그에는 외국인 선수 67명이 뛰고 있다. 시즌이 시작할 때는 69명이었지만 카이온(대구FC)과 페블레스(서울이랜드FC)가 중도에 떠나면서 수가 줄었다. 이들 중 올 여름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단 1명, 매튜 뿐이다.

매튜는 7일(한국시간) 호주축구협회에서 발표한 월드컵 예비 엔트리 32명에 포함됐다. 15일 호주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32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6명을 제외했고, 매튜는 26명 안에 포함됐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시즌 초 무릎 수술 여파로 결장했던 매튜는 최근 완벽히 회복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수원과 대구FC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3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매튜는 무실점 수비에 기여하는 한편 공격에 가담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선제골을 돕는가 하면, 후반 막판에는 하프라인에서부터 저돌적으로 전진해 데얀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아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매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컨디션은 너무 좋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서 “올 시즌 3번째 경기였는데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이겨서 기쁘다. 남은 2경기도 잘하고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지켜보면 매튜는 월드컵 휴식기에 마음껏 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매튜 본인도 월드컵 출전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호주 대표팀도 매튜를 필요로 한다. 호주는 월드컵 예선이 끝난 후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매튜는 호주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주전 수비수로 나서며 본선 진출에 크게 기여했고, 새로 부임한 판마르바이크 감독도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매튜를 소집했다.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3월 24일 노르웨이와의 경기가 1-4로 끝난 뒤에는 “우리 팀 수비에 지금 문제가 많다. (매튜)저먼과 트렌트 세인즈버리가 빠른 시일 내에 컨디션을 올려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매튜는 3월 소집에서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새 감독과 진행하는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그는 “3월 소집 때는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훈련은 같이 했고, 새로운 전술을 익혔다. 판마르바이트 감독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말했다.

 

수원 구단도 매튜의 월드컵 출전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매튜의 월드컵 출전을 돕고 싶다”라고 말했고, 지난 13일 취재진을 만나 염기훈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매튜는 아직 월드컵 희망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일 시드니FC와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치를 때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매튜를 엔트리에 넣어 돕기도 했다. 매튜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자신의 상태가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었고, 코칭스태프에게 엔트리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코칭스태프도 매튜를 위해 고향팀과 하는 경기에 그를 포함시켰다.

매튜는 수원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매튜는 지난해 8월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수원에서의 활약이 밑거름이었다. 그 스스로도 “감독이 바뀌기 전 호주는 스리백을 썼고, 지금은 4백을 쓴다. 수원에서 스리백을 익힌 게 여러 수비 전술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며 “수원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호주 대표팀은 5월 중순 소집돼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 오스트리아로 넘어갈 예정이다. 매튜가 터키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내가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는 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 2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호주에서 뛰던 시드니FC도 좋은 팀이었고 항상 이기는 팀이었다. 그러나 나는 더 많은 경기를 통해 수준 높은 축구를 경험하고 싶어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에 왔다. 기쁘게도 수원에서 보인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월드컵은 꼭 가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