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해외에서 뛰는 한국 선수끼리, 그것도 같은 센터백끼리 먼저 대결을 벌인다.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 소집을 앞두고 벌어지는 주전 경쟁 전초전이다.

14일 발표된 월드컵 1차 명단은 총 28명이다. 선수들은 21일 소집돼 국내 훈련 및 두 차례 A매치를 치르며 마지막 테스트를 받는다. 6월 3일 최종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할 때 5명이 탈락하고 23명으로 추려지게 된다.

경쟁이 가장 심한 포지션 중 하나가 센터백이다. 신태용 감독은 주전으로 간주했던 김민재가 부상을 당해 이탈하자 대체 센터백을 세 명이나 뽑았다. 총 6명 중 1명 또는 2명이 탈락하는 경쟁이다. 장현수의 주전 입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영권, 권경원, 정승현, 오반석, 윤영선이 경쟁한다.

주전 경쟁 ‘0.5라운드’가 15일 저녁 열린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광저우헝다와 톈진췐젠의 경기다. 헝다에는 김영권, 췐젠에는 권경원이 소속돼 있다. 두 선수는 지난 7일 1차전에서도 맞대결했다. 당시 결과는 0-0이었다. 두 수비수 모두 상대팀의 화려한 외국인 선수들을 잘 막아냈다.

김영권과 권경원은 중국슈퍼리그에 단 둘만 남은 한국인 수비수들이다. 그만큼 친분이 두터워졌다. ACL에서도 맞대결을 하게 되면서 만날 기회가 늘었다. 경기 전후로 만나 함께 식사를 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평소에 연락도 자주 주고받는다. 중국 생활 7년차 김영권이 2년차 권경원에게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

자주 만나면서도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는 잘 나누지 않았다. 두 선수는 경쟁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비슷한 체격(권경원 186cm, 김영권 184cm)에 같은 왼발잡이다. 대표 명단에 둘 중 한 명만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왔다. 대표 발탁은 민감한 주제일 수 있었다. 권경원은 앞선 인터뷰에서 “영권이 형과 대표팀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되더라”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왼발잡이 수비수가 동시에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면서 2차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20일에는 일본 J리그에서 사간도스 소속 정승현과 FC도쿄 소속 장현수가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역시 센터백들의 맞대결이다. 한때 대표팀 ‘중국화 논란’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장현수는 일본 무대로 돌아간 뒤 컨디션을 회복했고, 대표팀에서 붙박이 센터백을 맡으면서 전술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 정승현은 신 감독 아래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꾸준히 선발되고 있는 기대주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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