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선수들의 체력을 어떻게든 안배해야 한다. K리그1 선두 전북현대와 2위 수원삼성에 주어진 과제다.

29일 전북이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0라운드를 갖고 수원을 2-0으로 꺾었다. 두 팀은 기대만큼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통적으로 밝힌 우려는 버거운 일정에 따른 체력 문제였다.

 

얼마나 힘든 일정인가?

수원은 3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9경기 연속으로 3~4일 간격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인한 휴식기가 찾아올 때까지 앞으로 6경기를 더 3~4일 간격으로 치러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팀이기 때문에 K리그1만 소화하는 팀에 비해 2경기가 많이 남았다. 그나마 ACL 상대가 국내팀 울산현대라는 점이 여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전북은 더하다. 3월 A매치에 7명이 대거 차출돼 유럽 원정 친선경기를 소화했다. 주축 선수 7명이 A매치 기간조차 쉬지 못했다. 이들은 3월 6일부터 전북 소속으로 13경기,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2경기 등 총 15경기를 3~4일 간격으로 치른 셈이다. 전북도 수원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6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5월 8일에 여정이 매우 긴 부리람 스타디움 원정을 가야 한다.

 

맞대결에서 더 심각해진 피로

전북과 수원은 격렬하고 거친 경기를 치렀고, 후유증도 생겼다. 전북은 최근 단 4명으로 운용하고 있던 수비진에서 이탈하는 선수가 생겼다. 수비수 4명 중 센터백 최보경이 레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인 5월 2일 대구FC전에 뛰지 못하게 됐다.

전북 수비 중 부상이 생길 경우 대처 방안은 임시로 수비수까지 볼 수 있는 신형민을 센터백으로 배치하는 것이었다. 하필 센터백이 눈 부상을 입고 이날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안구에 상처가 보인 신형민은 경기 중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안구의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을 바로 진행했다. 수술 후 48시간이 지나야 회복 기간을 점칠 수 있다. 최소한 대구전은 걸러야 하고, 결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북은 조성환이 부상에서 복귀해 전술 훈련을 소화하고 있어 어떻게든 포백 네 명을 맞출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컨디션 난조에 장염까지 겪으며 전력에서 이탈해 있던 이재성도 복귀할 수 있다. 주전급 수비수인 홍정호, 김진수, 박원재의 복귀는 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전북전에서 2명이 퇴장 당했다. 전반에 퇴장당한 바그닝요, 장호익 없이 9명으로 45분을 치렀다. 다음 경기인 5월 2일 울산전에서도 두 선수는 뛸 수 없다. 나머지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은 심각한 체력 저하를 겪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필드 플레이어 5명은 경기가 끝난 직후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로테이션, 더 나아가 ‘스쿼드 이원화’로 극복한다

수원은 전북전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주전급 선수 중 염기훈, 데얀, 김종우, 최성근, 이기제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특히 노장 공격수 염기훈과 데얀이 전북을 상대로 빠진 건 파격적이었다. 경기 전 최 감독이 서정원 수원 감독의 운영에 대해 “잘 하는 것이다. 꼭 필요하다”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수원의 울산전은 휴식을 취한 나머지 주전급 멤버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앞으로 당분간 주중 경기에 오히려 전력을 다해야 한다. 울산을 상대로 5월 2일 경기를 비롯해 5월 9일, 16일 ACL 16강 두 경기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5월 8일 부리람 원정이 가장 큰 화두다. 태국으로 이동한 뒤에도 버스로 5시간을 더 들어가야 하는 시골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심각하다. 지난 2011년 ACL 정상에 오를 때 화제를 모았던 ‘스쿼드 이원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며 부리람전에 대비한다.

스쿼드 이원화는 전북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바로 전 경기가 인천국제공항과 가장 먼 5월 5일 전남드래곤즈 원정이다. 심지어 전남전 경기장이 광양이 아닌 순천팔마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 팔마경기장에는 샤워 시설이 없기 때문에, 경기 후 바로 씻고 인천으로 올라간다는 일정도 짤 수가 없게 됐다.

5월 5일 어린이날 연휴 때문에 비행편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전북의 ‘선발대’ 선수들은 지나치게 이른 5월 3일 출국해 일찌감치 부리람전을 대비한다. 10명이 조금 넘는 인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남전을 치른 ‘후발대’가 6일 출국해 부리람으로 합류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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