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프로축구 2위 수원삼성도 1위 전북현대를 위협하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 선수 두 명이 퇴장당하며 자멸 양상이 됐고, 전북은 편안하게 승리를 따냈다.

29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0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수원을 2-0으로 꺾었다. 전북은 9승 1패로 선두를 달렸다. 유력한 추격자였던 수원은 6승 2무 2패가 되며 전북과 승점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빅 매치답게 유로 입장 관중이 19,108명이었고, 특히 수원의 원정 서포터는 원정 응원석을 거의 메우고 열띤 응원을 했다.

전북이 전반 13분 넣은 선제골까지만 해도 아직 수원이 반격할 여지는 충분했다. 이재성의 프리킥이 벽에 걸렸고, 신형민이 공을 주워 날린 슛도 수비수에게 막혔다. 이 공이 굴절돼 문전에 있던 이승기에게 향했다. 이승기는 바로 왼발 강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수원의 역전 가능성은 전반 17분 바그닝요의 반칙 때문에 희박해졌다. 바그닝요는 측면에서 최철순의 발목을 깊게 밟았다. 처음엔 경고를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퇴장이 선언됐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전반전을 진행하던 수원은 전반 종료 직전 장호익의 퇴장으로 더 큰 위기에 빠졌다. 수원의 안이한 횡패스가 화근이었다. 이재성이 패스를 가로채 전방으로 질주하는 이승기에게 스루 패스를 했다. 이승기가 배후로 파고들 때 장호익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가 다리를 걸었다. 최종 수비의 반칙이므로 퇴장이 선언됐다.

후반 들어 전북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양쪽 다 압박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경기는 큰 변수 없이 전북의 승리를 향해 흘러갔다.

느슨한 경기로 긴장감이 떨어지려 할 때, 이동국이 다시 관중을 흥분시켰다. 이동국은 후반 30분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부터 멋진 돌파로 수원 수비 두 명을 무력화한 뒤 신화용 골키퍼 옆으로 살짝 집어넣는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기습적으로 속도를 올린 이동국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은 장면이었다.

후반 42분 전북에서도 퇴장 선수가 나왔다. 센터백 최보경이 공중볼 경합 중 염기훈을 뒤에서 가격했다는 판정이었다.

풀타임을 뛴 수원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몸과 정신이 모두 극도로 피로할 경기 양상 속에서 90분을 소화했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염기훈 등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먼저 전북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쓰러진 동료들에게 다가가 일으켜세웠다. 이날 수원은 슈팅이 단 4회에 불과했다. 수원 서포터는 끝까지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압도적인 숫자의 전북 서포터들과 응원전을 벌였다.

경기가 끝난 뒤 분위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자 관중석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수원 수비수 곽광선은 전북 팬들과 언쟁을 벌였다. 수원 팬 일부가 그라운드에 난입하고, 전북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진입하기 위해 펜스를 넘어갔다. 펜스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막판에 벌어진 소란이 있었지만, 전북은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최강희 감독은 앞선 강원FC전 승리를 통해 K리그 최초 211승을 달성했고, 수원전 하프타임에 감사패를 받았다. 이 경기를 통해 기록을 212승으로 늘렸다. 전북은 올해 홈에서 8전 전승을 거뒀다.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공식 경기 10연승을 달렸다. 한국인 선수 중 득점 선두였던 이동국은 시즌 5호골을 터뜨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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